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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지 5년, 현장 복귀 의지를 숨기지 않았던 이승엽 감독. 이와 맞물려 일반적으로 할 수 있었던 상상은 당연히 '이승엽의 삼성행', 친정팀행이었다. 홈구장 라이온즈파크에 영구결번 36번과 함께 외야 대형 벽화까지 새겨진 주인공. 때 마침 삼성 감독 자리는 공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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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감독 영입을 둘러싼 타이밍에 대해선 삼성 구단과 이승엽 감독 사이에 미묘한 입장 차가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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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입장에서는 그룹의 최종 결정이 이뤄지기 전에 이승엽 감독이 두산으로 거취를 정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승엽이란 '거물'의 감독 영입은 프런트의 손을 떠난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 영역이란 판단이었다. 감독 후보군으로 고민했다는 뉘앙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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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중요한 사실은 야구단을 보는 삼성 모기업의 시각과 기조다.
후속 조치가 이뤄졌다. 삼성 허삼영 감독이 물러났고 박진만 감독대행 체제가 들어서게 된 배경. 시즌 종료 후 모 그룹 관심과 주도 하에 야구단 내 대대적 변화에 대한 관측이 이뤄졌던 시점이기도 하다.
모 그룹에 새 사령탑 후보를 추려 올리는 구단 입장에서 박진만 감독은 추천 후보였다. 최종 결정은 모 그룹의 몫이었다.
그룹이 구단의 추천과 다른 인사를 낙점할 수 있는 여지는 있었다. 대대적인 큰 변화와 쇄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다면 구단 내부 안과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삼성 그룹은 외부로부터의 파격적 변화 대신 내부로부터의 안정적 변화를 다시 한번 택했다. 재창단급의 혁신을 기대했던 팬들의 부응에 응답하기에는 너무 많은 보고체계와 경직된 기업문화속 삼성의 결정은 늦어졌다. 중요사안을 삼성 야구단에서 보고를 올리면 제일기획에서 검토하고, 최종적으로 그룹이 결정하는 구조다. 확실한 단계를 밟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안에 따라선 빠른 결정을 내려야할 때가 있다. 인사가 대표적이다. 결국 삼성팬이라면 누구나 꿈꿨던 '이승엽 감독 카드'를 꺼내보지도 못하고 날린 셈이다.
박정원 두산 그룹 회장(두산 베어스 구단주)이 직접 이승엽 감독에게 연락을 취해 일순간에 마음을 사로잡은 것과는 완전히 다른 그림이다. 역동적이고 즉각적인 결정이었다.
야구단을 대하는 두 그룹의 온도차는 확연했다. 이승엽 감독의 삼성행이 무산된 가장 큰 이유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