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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감독은 '유종의 미'를 거뒀다. 목표는 잔류였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미션이었다. 하지만 정 감독은 강한 리더십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첫 두 경기에서 연승을 거뒀고, '선두' 울산을 잡는 파란까지 일으켰다. 물론 이후 곽광선의 연속 자책골 등 불운이 겹쳤지만, 성남의 경기력은 칭찬을 받았다. 기록을 보면 명확하다. 정 감독이 지휘한 11경기에서 성남은 3승3무5패, 승점 12점을 얻었다. 경기당 1점 이상의 승점을 획득했다. 김남일 감독 체제에서 치른 27경기에서 승점 18점을 얻을 것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였다. 얇은 스쿼드로 매경기 맞춤형 전술을 꺼내 흐름을 바꿨고,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뭉치게 했다. 특히 강등이 확정된 후 치른 두 경기에서 만든 1승1무는 정 감독의 능력을 보여준 의미있는 결과였다. 동기부여가 떨어진 팀을 이끌었음에도, 족집게 전술과 선수단 장악 능력을 과시하며 결과를 만들었다. 대구와의 최종전에서 0-3으로 끌려가던 경기를 두 장의 교체카드를 앞세워 4대4로 바꾼 것은 백미였다. 이전부터 '준비된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았던 정 감독은 해체, 매각설 등 최악의 분위기 속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는데 성공했다.
최 감독과 정 감독, 두 젊은 사령탑은 계속 감독 커리어를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둘은 확실한 가능성을 보여주며, 1980년대생까지 감독 문호를 넓히는데 인색했던 한국축구의 시선을 바꿨다. 실제 정 감독의 경우, 성남 뿐만 아니라 타 구단까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아직은 어린 나이인만큼, 다음 행보가 정식 감독이 될지, 또 다시 코치 역할을 하게 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성공적인 대행 커리어로, 확실한 가치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두 젊은 지도자의 향후 스텝은 주목할만 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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