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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가 이영표 강원FC 대표이사(45)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을 접한 축구인들은 이구동성으로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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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이른바 '정권(도지사)' 바뀌고 나서 구태의연한 정치적 희생양이 될 것이란 우려가 있었는데 결국 현실이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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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인사권자의 결정을 존중한다. 남은 2개월간 충실하게 마무리하고 떠나겠다. 그동안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강원도측은 "더 나은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를 찾을 것"이라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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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성과를 이끈 '명장' 최용수 감독(51)을 '삼고초려'로 영입한 이가 이 대표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레전드인 최 감독과 이 대표는 환상의 호흡으로 구단을 이끌어 왔다.
올해의 경우 회계 연도 12월이 지나지 않아서 가결산 상태이지만 강원랜드 후원금, 받아야 할 선수 이적료 등 수십억원이 수입으로 잡힐 경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기업 지원에 의존하는 국내 K리그 여건이나 더 열악한 시·도민 구단의 현실을 감안하면 괄목상대할 성과다.
이같은 경영 호전은 이 대표 부임 이후 구단의 달라진 마케팅 실적에서도 잘 알 수 있다. 부임 첫 시즌이던 2021년 신규 스폰서가 7개였고, 2022년에는 쿠팡플레이 등 10개(9월 현재)의 신규 스폰서가 더 추가됐다.
유명 스포츠 브랜드 '휠라'와 장기계약(4년)으로 용품 스폰서를 유치한 것도 이 대표의 작품이다. '휠라'를 활용한 MD 상품 매출도 덩달아 뛰어올랐다. 올해 1∼8월까지 매출 실적 집계 결과 2021년 같은 기간 대비 91%나 증가했다. 2021년 전체와 비교해서도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유료 관중수도 2021년 대비 45% 늘어났다.
이 대표는 '책상머리'만 붙잡고 있는 경영인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인지도가 높은 스타 출신인 데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의 중책도 맡고 있는 까닭에 강원 지역 축구 저변 확대를 위해 먼저 발벗고 나섰다.
동호인 친선 축구대회 등 지역 밀착 활동과 봉사 활동 등 이 대표와 구단 프런트는 거의 매주 현장을 찾아다녔다. 달라진 '스킨십'에 축구 불모지라 불렸던 강원 지역에서 강원FC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그런가 하면 유소년 아카데미 특별 강연자로 나서 관리하면서 경기당 150명의 고정 관중을 확보했고, 구단 홍보를 위한 각종 유튜브 영상의 단골 출연자가 이 대표였다.
최근에는 인기 축구 예능프로그램 '뭉쳐야찬다2' 촬영을 유치해 구단 프런트와 한팀을 이뤄 '어쩌다벤져스'와 대결을 펼치는 등 강원FC를 전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처럼 스타 의식을 내려놓고 고향팀을 위해 헌신한 이 대표가 물러날 위기에 처하자 축구인은 물론, 강원 축구팬들까지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제는 인사권자 김진태 도지사가 대답할 차례다. 명분없는 인사는 '횡포', '갑질'로 비쳐져 더 큰 반발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