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KIA 타이거즈 마운드를 논할 때 늘 '투수왕국'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면면은 화려하다. 선발진엔 '대투수' 양현종(34)을 비롯해 이의리(21) 임기영(29), 불펜엔 장현식(27) 전상현(26) 정해영(21)이라는 확실한 필승조가 버티고 있다. 이들 외에도 이준영(30) 김기훈(22) 등 수위급으로 꼽히는 선수들이 버티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KIA 마운드가 거둔 성적은 '투수왕국'이란 수식어 뒤에 물음표를 붙일 만하다. KIA는 팀 평균자책점 4.20으로 전체 6위를 기록했다. 보직별로 보면 선발 평균자책점이 3.91(6위), 불펜이 4.70(7위)이었다. 피홈런 120개로 SSG 랜더스(130개), 삼성 라이온즈(129개)에 이은 3위, 총 볼넷 숫자도 한화 이글스(602개), 두산 베어스(555개) 다음으로 많은 526개였다. 양현종(12승) 이의리(10승)가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고, 불펜에선 정해영이 32세이브, 두 자릿수 홀드 기록을 쓴 투수도 장현식(19홀드) 이준영(17홀드) 전상현(16홀드) 등 3명이 나왔다. 하지만 이런 결과에 비해 내용 면에선 썩 좋지 않았다고 볼 만한 시즌이었다.
정명원 투수 코치는 올 시즌 KIA 마운드에 대해 "요소마다 적임자는 많았다. 하지만 그 적임자들이 전년도 시즌과 다름없는 제자리 걸음을 했고, 뒤를 받쳐줄 자원이 생각만큼 올라서지 못했다"고 냉정하게 분석했다. 그는 "시즌 내내 한결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는 투수가 많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게 결국 뎁스"라며 "변수 많은 시즌 중 빈 자리를 언제든 메울 수 있는 투수를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IA는 서귀포 마무리캠프에 퓨처스(2군) 소속 백업 자원과 육성 선수, 신예를 중점적으로 편성했다. 올 시즌 퓨처스에서 진행한 피칭 아카데미 출신 선수도 다수 포함됐다. 정 코치는 "아직 캠프 초반이라 속단하긴 이르지만 송후섭(25) 이태규(22)는 가능성이 보인다. 특히 이태규는 구위 자체가 좋은 편"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그런 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한계치 등을 이번 마무리캠프에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무리캠프 초반 정 코치는 투수들의 체력 훈련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체력이 밑바탕이 돼야 결국 제 실력도 나온다. 실력을 보여주기도 전에 지치면 훈련에서 한 노력도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캠프에서 단계적으로 투구 수를 끌어 올리면서 투수 개개인의 한계치를 체크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면면과 숫자에 비해 강도가 아쉬웠던 KIA 마운드, 새 시즌을 앞두고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작업에 일찌감치 착수한 모양새다.
서귀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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