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준 기자] LG 트윈스가 구단 역대 한시즌 최다승(87승)을 기록하며 정규리그 2위에 오른 류지현 감독과의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은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한 열망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2년간 정규시즌 최다승(159승)과 최고 승률(0.585)을 보였지만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업셋을 당해 탈락한 것이 재계약을 하지 않은 이유였다.
그런 LG가 우승을 위해 선택한 인물은 우승 경험이 없는 염경엽 전 감독이었다. 염 감독은 약체였던 넥센 히어로즈를 강팀으로 탈바꿈시키며 지금의 강팀의 기조를 닦은 인물이다. 감독 후보군에 항상 오를 정도로 지도력은 인정받았다.
하지만 염 감독 역시 포스트시즌에서 그리 강한 편은 아니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넥센을 이끈 4년간 모두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2014년엔 정규리그 2위에 오른 뒤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승 경험은 없다. 2018년 단장으로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염 감독은 2019년 미국으로 떠난 힐만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고 정규시즌 1위를 달리며 2년 연속 우승을 노렸지만 두산 베어스에 공동 1위를 허용하더니 상대전적에서 뒤져 2위로 떨어졌고, 플레이오프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3연패 하면서 한국시리즈에도 오르지 못했다.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은 10승17패.
그런데 LG는 오히려 이런 염 감독의 포스트시즌 실패를 주목했다. 공부하는 감독으로 알려진 염 감독이기에 실패한 경험이 오히려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 것.
염 감독이 밝힌 LG의 선임 배경이 그러했다. LG 김인석 대표는 염 감독에게 감독직을 제의하면서 "포스트시즌 실패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고 실패를 반복 안하실 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실제로 염 감독은 지난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연수를 할 때 자신의 야구인생과 자신이 그동안 만들어왔던 야구 매뉴얼을 되짚고 잘못된 점을 살피며 다음 기회를 노렸다.
염 감독은 "지난해 메이저리그 연수를 갔을 때 혼자서 내 야구인생 32년을 되돌아 봤다. 내 매뉴얼을 다시 보면서 실패한 부분에 대해서 반성을 했다"라며 "SK 때는 내 욕심에 내가 너무 급했다"라고 했다. LG는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랐지만 한번도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했다. 같은 실패를 반복해왔다.
LG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둔 감독의 성공 스토리보다 실패의 교훈을 더 가치있게 여겼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격언이 생각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LG의 현재 전력은 충분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는 평가다. 그동안 보이지 않는 벽을 넘지 못했던 LG. 염 감독의 실패 경험이 그 벽을 넘게 할 수 있을까.
이승준 기자 lsj0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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