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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ON]'골든보이' 이강인 합류, 'SON 불확실' 속 '플랜B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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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골든보이' 이강인(21·마요르카)이 14일(한국시각) 벤투호에 합류했다. 이강인은 대표팀이 카타르에 도착하기 6시간 전,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유럽파 중에서는 AEK아테네전 출전 명단에서 제외되며 조기 합류를 결정한 황의조(올림피아코스)에 이은 두번째 입성이었다.

이강인은 12일 발표된 26명의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이다. 14경기에 나서 2골-3도움을 기록 중이다. 특유의 현란한 기술과 센스, 정교한 왼발킥은 물론, 악착 같은 수비력까지 장착했다. 이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지난 9월 열린 코스타리카, 카메룬과의 A매치에서 2021년 3월 한-일전 이후 1년6개월만에 대표팀에 선발됐다.

하지만 단 1분도 뛰지 못했다. 팬들이 경기장에서 "이강인!"을 연호했을 정도였지만, 벤투 감독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최종 엔트리 선발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왔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은 결국 이강인을 선발했다. 벤투 감독은 "기술이 상당히 좋은 선수다. 여러 부분에서 발전을 보였기에 선발했다"고 평가했다. 이강인은 "모든 선수들이 꼭 오고 싶은 대회, 무대를 올 수 있다고 전해들었을때 너무 기분이 좋았다. 다른 것 보다 너무 기분이 좋았다. 너무 뛰고 싶었던 월드컵을 뛸 수 있다는 기회가 생겼다는 것에 행복했다"고 미소를 보였다.

아직 대표팀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한 이강인이지만, 그의 행보에 눈길이 모아지는 이유가 있다. 벤투호는 비상이 걸렸다. '캡틴'이자 '에이스' 손흥민이 안와 골절로 쓰러졌다. 최종 명단에 포함됐지만, 경기 출전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손흥민은 "단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지만, 아직 정확한 회복 상태는 알기 어렵다. 손흥민은 일단 16일 대표팀에 합류한다. 이강인은 "대표팀에 중요한 선수기에 걱정이 많이 됐다. 그 경기를 직접 보고 있었다. 후배로서 마음도 안좋았다. 팀에서 중요한 선수라 걱정도 많이 됐다. 하지만 분명히 흥민이형도 뛸 수 있다고 최선을 다해서 잘 준비할 것이라 믿고 있다"고 했다.

손흥민이 없는 대표팀은 상상할 수 없지만, 당장 '플랜 B'를 준비해야 한다. 그래서 벤투 감독의 "이강인 선발은 손흥민 상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손흥민의 부상 여부와 상관없이 이강인을 뽑았다는 것은, 활용법을 찾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9월 A매치에서 실전을 함께 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이강인은 2주간 벤투호의 시스템을 익혔다. 벤투 감독은 이전부터 선발한 선수를 바로 기용하기 보다, 자신의 축구에 녹아들 때까지 숙성시키는, 일종의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강조해왔다.

벤투 감독은 이 2주간 모습을 보고 이강인에 대한 확신을, 이강인 활용법에 대한 힌트를 얻었을 공산이 크다. 그래서 이강인의 이른 합류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벤투 감독은 24일 펼쳐지는 우루과이와의 1차전 전까지 이강인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개인 기량면에서 손흥민의 공백을 메워줄 수 있는, 그에 준하는 '마법'을 부려줄 수 있는 선수는 이강인 밖에 없다. 이강인은 차이를 만들 수 있는 확실한 개인기를 갖고 있다. 이강인은 "경기를 하려면 9~10일 남았다. 최대한 팀에 도움이 되려고, 노력할거고 내가 보여드릴 수 있는 최상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결국 손흥민 부재 가능성에 따른 '플랜 B'의 열쇠는 이강인이 쥐고 있다.

도하(카타르)=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