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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선수로 야구를 잘하면…" 국민타자가 중학생에게 보여준 청사진, 1차지명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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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아, 그러면 영동중학교 나왔구나."

이승엽 두산 감독과 투수 이병헌(19)의 인연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병헌은 영동중 3학년 시절. 자신의 이름을 딴 야구장학재단 이사장으로 있던 이 감독이 학교를 방문했다.

'진로와 희망'이라는 주제로 이 감독의 경험이 녹아든 이야기가 전해졌다.

사소할 수 있었던 순간. 이 감독은 중학교 강연회 이야기에 곧바로 '영동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병헌 역시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전교생을 대상으로 질문지를 받았고, 그 중 이병헌의 질문이 뽑힌 것. 이병헌은 "전교생이 다 모였다. 그 때 내가 3학년 때였다. 그 때 감독님께 하고 싶은 말을 다 적어서 열 명 정도 추첨을 한 뒤 질문하고 사인볼을 받는 거였는데 제가 뽑혔다"라고 웃었다. 이병헌은 이어 "사실 질문은 잘 기억이 안난다. 아마 연봉 관련 질문이었던 거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 감독도 그날의 기억을 되짚었다. 이 감독은 "꿈을 위해 열심히 하라는 이야기를 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어떤 결과를 남기느냐에 따라서 프로로 갈 수 있을지 갈림길에 있는 선수들"이라며 "친구들과 재미있게 노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좀 뒤로 미루고 운동선수가 프로가 꿈이면 이룰 때까지 포기할 건 포기해야하지 않을까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이어 "프로 선수가 되면 본인의 행복도 있지만, 어릴 적부터 뒷바라지 해준 부모님도 좋아해주고 주위 친구들도 좋아한다"라며 "야구를 잘하게 되면 인기도 많고, 정말 만족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그 좋은 청사진이 있는데, 현재에 만족할 것인가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의 이야기는 이병헌에게 큰 울림이 됐다. 이병헌은 "중학교 때까지 프로 생각없이 야구를 했었다. 한국과 일본에서도 알아주는 선수를 실제로 보고나니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강연회를 듣고난 이후 이병헌은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다. 고교시절 시속 150㎞의 공을 던지면서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두산은 팔꿈치 수술을 했음에도 이병헌을 2022년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뽑았다.

첫 해 프로 데뷔도 이뤄졌다. 9경기에서 5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하며 프로에서의 정착 가능성을 알렸다.

이 감독은 두산에서 사령탑으로 첫 걸음을 내디뎠고, 이병헌 역시 부상을 털고 본격적으로 프로 첫 풀타임 시즌을 준비하게 된다.

4년 전 프로의 꿈을 키워준 이 감독과 호흡을 맞추게 된 이병헌은 "올해 좋은 모습이 아니었다. 마무리캠프에서는 밸런스를 잡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내년에는 좋은 모습 보이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