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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O전략 모범사례' RYU처럼, 12승-ERA 2.89 페레즈 태세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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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이번 FA 시장에서 원소속 구단으로부터 퀄리파잉 오퍼(QO)를 받은 선수는 총 14명이다.

이 가운데 15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거부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FA는 뉴욕 메츠 투수 크리스 배싯 한 명이다. 나머지 13명은 16일 오전 6시까지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이들 대부분은 배싯처럼 시장에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좌완 마틴 페레즈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그는 올시즌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32경기에 선발 등판해 12승8패, 평균자책점 2.89를 기록했다. 201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남겼다. 지난 3월 1년 400만달러에 FA 계약을 맺고 친정팀 텍사스로 돌아온 페레즈는 연봉에 비해 대단히 높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마이너리그 시절 텍사스 최고의 유망주 투수로 각광받았는데, 지금의 모습은 부상을 입은 2015년 이후 가장 주목할 만하다.

MLB.com 존 폴 모로시 기자는 '현재로선 페레즈는 QO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시장 반응이 그의 생각을 바뀌게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며칠 동안 다른 팀들이 관심을 확인한 터라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페레즈가 QO를 거절하려던 입장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메이저리그 트레이드루머스(MLBTR)는 이에 대해 'QO를 받아들인다고 해도 장기계약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새로운 장기계약을 맺으면 1년 1965만달러 QO는 의미가 없다'며 '양측은 자유롭게 장기계약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데, 소식통에 따르면 텍사스는 이미 평균 연봉이 1965만달러보다 적은 2년 계약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공은 이제 페레즈에게 넘어간 상태다. 일단 텍사스가 내민 2년 계약 대신 QO를 받아들여 1년 뒤 FA 시장을 다시 노릴 공산이 커보인다. 이 경우 모범적인 사례가 있다. 바로 류현진이다. 2012년 QO 제도 도입 후 작년까지 110명의 FA가 QO를 받았는데, 이를 수용한 11명 중 1년 뒤 가장 성공적인 FA 계약을 맺은 선수가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LA 다저스 시절인 2018년 5월 초 사타구니 부상을 입고 3개월 넘게 재활에 집중한 뒤 8월 중순 복귀해 남은 시즌 실질적인 에이스 노릇을 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그해 그가 거둔 성적은 15경기에서 7승3패, 평균자책점 1.97, WHIP 1.008이었다.

시즌 후 생애 첫 FA 자격을 획득한 류현진은 당시 1790만달러의 QO를 제시받았다. 부상에 막 돌아와 두 달을 건강하게 던지기는 했지만, 시장 반응을 확신하기 어려웠던 터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의견을 받아들여 QO를 수용했다. 전략은 주효했다. 류현진은 2019년 31경기에서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을 올리며 커리어 하이를 찍고 FA 시장에 나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달러에 계약해 대박을 터뜨렸다.

페레즈는 1991년생으로 류현진이 QO를 받아들일 때와 같은 31세다. 크리스 영 텍사스 단장에 따르면 페레즈가 QO를 받아들여도 구단이 구상 중인 내년 페이롤 1억7400만달러에는 여유가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