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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협상의 결과를 만드는 것은 기술이다. 원칙과 신의를 바탕으로 중심을 잡고 변화무쌍한 분위기를 컨트롤할 줄 아는 지혜를 갖춘다면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런 협상 과정에서의 기술은 결과 못지 않게 내외부의 신뢰를 도모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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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가 박동원의 장기계약을 추진해온 것은 대부분 아는 사실. 키움 시절 사제로 연을 맺은 장정석 단장과 박동원의 끈끈한 관계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정규시즌이 끝나는 시점까지 장기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았지만, 양측의 목소리는 동행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KIA 측은 박동원의 FA 신청 여부를 두고 '선수의 당연한 권리 행사다. FA신청이 결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동원도 시즌 중 KIA 잔류 여부를 물을 때마다 팀을 향한 애정을 숨기지 않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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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원은 KIA에서 포수로 플레잉 타임이 크게 늘었다. 키움 시절 이지영과의 출전 시간 배분으로 포수보다 지명 타자 역할에 주력한 경우가 많았고, 이 부분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KIA에서 수비 출전 갈증을 해소하면서 가치가 더 높아진 것은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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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원 영입은 안방 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KIA의 선택이 크게 작용했다.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과 내야수 김태진에 현금 10억원까지 얹을 정도로 KIA의 사정이 급했다. 키움 시절에도 박동원은 FA자격을 취득하면 높은 가치를 형성할 만한 자원으로 분류된 바 있다. FA신청을 앞둔 협상에서도 KIA는 잔류에 포커스를 두고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FA신청에 앞서 '당연한 권리 행사'라고 보다가 이후 서운함을 토로하는 것은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될 감정을 표하는 것일 뿐이다.
스토브리그 협상은 극한을 달리다 언제 그랬냐는 듯 봉합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FA승인 신청 전후 양측의 분위기는 훗날 해프닝 정도로 여겨질 수도 있다.
어떤 결론이 나든 최대 피해자는 박동원이 될 수밖에 없게 됐다. 떠날 때 떠나더라도 깔끔한 뒷정리를 하지 못한다면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고, 설령 남는다 해도 상처가 치유되는 시간은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협상 과정을 지켜본 타 팀의 접근법도 달라질 수 있다. 여러모로 박동원 본인에게 좋지 않은 상황임에는 분명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