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선수가 프로의 냉정함을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은 트레이드 또는 방출될 때라고 한다. 벨린저는 올시즌 말미부터 흘러나온 '방출설'에 서운함이 작지 않았을 것이다. 마침내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와의 인연이 끊어진 셈이다.
Advertisement
결정적으로 벨린저의 에이전트는 구단들에겐 '악마'같은 존재인 스캇 보라스다. 보라스는 FA 시장을 공략하는 스타일이다. 'VIP 고객'이 FA가 되기 전 기존 구단에 장기계약으로 묶이는 걸 혐오한다. 가령 지난 여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트레이드된 후안 소토가 2024년 말 FA가 되기 전 연장계약을 제안받는다면 앞장서 뜯어말릴 사람이다. 보라스는 FA 시장의 논리와 현실을 누구보다 잘 꿰뚫고 있는 전문가다. 그리고 협상의 귀재다.
Advertisement
하지만 복잡하게 생각할 것도 없다. 벨린저는 원래 내년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 상황이었다. 내년 건강하게 좋은 성적을 내면 돈은 얼마든지 받을 수 있다. 보라스가 이번에 1년 계약을 추진하려는 이유다.
Advertisement
결국 다저스와의 인연은 이번에 끊어진 것이고,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수순만 밟으면 된다. 그리고 1년 뒤 FA 시장을 공략하는 게 보라스의 전략으로 읽힌다.
맥스 슈어저도 마찬가지다. 작년 여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다저스로 트레이드된 슈어저는 전성기 기량으로 시즌을 마친 뒤 FA가 됐다. 그러나 다저스는 나이를 우려해 적극적으로 재계약 협상에 나서지 않았다. 결국 보라스를 앞세워 시장을 돌아다닌 끝에 3년 1억3000만달러를 내민 뉴욕 메츠와 계약했다. 유격수 코리 시거도 보라스의 제안대로 작년 말 FA가 돼 10년 3억2500만달러에 텍사스 유니폼을 ?恃駭?
다저스 출신은 아니지만 다저스행이 점처졌던 선수들도 그렇다. 2018년 말 브라이스 하퍼와 2019년 말 앤서니 렌던도 FA로 풀렸을 때 다저스와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다른 팀 유니폼을 입었다. 두 선수의 에이전트 역시 보라스다.
이 대목에서 관심을 모으는 다저스 선수가 있다. 이젠 에이스라고 불러도 무방한 멕시코 출신 좌완 훌리오 유리아스다. 그는 내년 말 생애 첫 FA가 되며, 에이전트가 보라스다. 류현진처럼 다저스로부터 인색한 제안을 받고 훌쩍 떠날 지도 모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