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얼굴 붉히며 뒤도 안돌아보고 떠나는 것은 금물. 이제 작별도 잘 하는 게 트렌드가 됐다.
최근 팀을 옮기게 된 선수들의 작별 편지가 화제다. 시작은 양의지였다. NC 다이노스에서 4년간 뛰다가 친정팀 두산 베어스와 FA 계약을 하며 이적하게 된 양의지는 SNS 계정에 손편지 사진을 찍어 올렸다. 정갈한 글씨는 아니지만 직접 쓴 편지로 NC팬들에게 고마움, 미안함을 전했다.
퓨처스 FA로 LG 트윈스에서 키움 히어로즈로 팀을 옮긴 이형종도 SNS에 글을 올렸다. 이형종은 "LG팬들과 마무리 인사를 못드린 것 같다"며 "LG는 저를 만들어준 팀이다. 아직도 이적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라며 진심이 담긴 편지로 작별 인사를 했다.
또 다른 FA 이적생 박동원은 짧게 몸 담았던 KIA 타이거즈 팬들에게 아내의 SNS 계정을 통해 인사를 했다. 박동원 역시 직접 손글씨로 편지를 작성했는데, "어딜가나 반겨주시고, 정 많은 분들을 광주에서 직접 만나 뵐 수 있어서 가족과 함께 이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행복하게 생활했다"며 KIA팬들에게 감사함 그리고 팀을 떠나게 된 미안함을 전했다. 박동원의 보상선수로 지명돼 LG 선수에서 KIA 선수가 된 김대유도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SNS를 통해서 했다.
과거에는 FA 협상 과정에서 원 소속팀을 떠나게 된 선수들이 서로 감정이 상한 채로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 과정에서 오해가 생기기도 하고, 소문이 와전되기도 했다. 특히나 원 소속 팀의 간절한 '러브콜'을 뿌리치고 팀을 옮기면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히기도 했다. 이런 소문을 접하는 팬들 역시 해당 선수에게 비난을 쏟아내고, 타 팀 유니폼을 입고 다시 경기에서 만날 때 야유를 하는 모습도 종종 있었다. '이적'은 곧 '배신'이라는 분위기였다.
지금도 프랜차이즈 스타가 예상 밖의 이적을 할 때에는 여파가 적지 않다. 특히나 팬들과의 관계가 모호해진다. 선수들 역시 그런 부분을 가장 부담스러워 한다.
하지만 이제는 선수들이 나서서 상처받은 팬들의 마음을 달래주려고 한다. 좋은 조건으로 팀을 떠나거나, 혹여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도 그간 응원해준 팬들에게 예의를 갖춘 인사를 남기는 것은 좋은 마무리의 정석이다. 실제로 팬들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이 직접 정성을 담은 작별 인사를 남기는 것만으로도, 이적에 대한 분노가 누그러질 수밖에 없다.
끝맺음을 잘 하는 것도 성숙한 '프로'의 모습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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