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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은 한창 청춘의 푸르름을 만끽하며 실패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진 나이, 하지만 그녀에게 이런 '여유'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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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스타즈의 센터 박지수(24). 누구보다 역동적으로 경기장을 누비며 팬들과 적극 소통하던 그녀에게 닥친 공황장애는 말 그대로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었다. 물리적인 부상이라면 회복 시간을 예측이라도 할 수 있지만, 마음에 난 커다란 생채기는 그 회복을 전혀 가늠할 수 없는 상황. 자칫 여자농구의 대들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가 아닌, 아직 앞날이 창창한 한 '젊은이'를 잃는게 아니냐는 걱정이 더 앞설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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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박지수는 "다시 코트에 설 수 있음에 감사하고 즐겁고 행복했다"며 웃음을 전했다. 여전히 조심스러운 상황이지만, 지난 시즌 늘 그러했듯 박지수는 자연스럽게 인터뷰의 시작을 팬들에 대한 고마움으로 시작했다.
박지수에게 팬들만큼 고마운 사람들은 유난스럽지 않았던 팀 동료들이었다. "선후배들이 마치 어제도 함께 있던 사람만큼 자연스럽게 대해줬어요. 너무 고마웠죠"라며 "오늘 경기를 앞두고 '지난 경기는 잊고 다시 출발하자'는 다짐이 있었죠. 현재 KB가 챔프가 아닌 도전자의 입장이잖아요. 현재 저의 역할이자 팀에 대한 보답이 기록보다는 분위기를 띄우는 것인데, 신한은행전에서 나온 것 같아 다행입니다."
박지수는 결코 묻기 힘들었던 자신의 상황을 직접 꺼냈다. "공황장애는 인기 연예인들만 겪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저나 그리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병이란 것을 처음 알았어요. 자율신경계에 문제가 일어난 것이라 갑자기 흥분하거나, 호흡곤란이 오기도 하죠, 결국 마음에서 시작되는 병은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그렇지만 동료들과 팬분들, 더 나아가 모든 분들이 지난간 일은 물론 미래를 슬퍼하거나 조급해 하거나 미리 걱정하시지 말고 현재에 충실했으면 좋겠어요. 지금의 내 삶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어요. 이 얘기를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아픈만큼 성숙해진다고 할까, 어느새 한뼘 더 커진 박지수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기록이나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이어가기 보다는 우선은 행복하고 즐거운 농구를 매 경기 하고 싶다는 그녀의 바람이 그 어느 말보다 묵직하고 진정성 있게 느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