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역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소비 위축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장 역성장에도 불구,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의 판매량은 늘었다.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감소가 역성장을 이끈 셈이다.
3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 판매량은 전년 대비 6% 줄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2%,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0.4% 감소했다. 기타 브랜드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71% 가량 낮아졌다. 2021년 국내 스마트폰 시장 판매량 수치에 2021년 4월 LG전자 모바일 사업부 철수 전 LG전자 스마트폰 판매분이 집계된 영향을 받았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 역성장에도 불구,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은 소폭 늘었다. 기종별로 보면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모델은 갤럭시 S22 울트라였으며 갤럭시 Z플립4, 갤럭시 S22 5G 모델, 애플 아이폰 13이 뒤를 이었다.
갤S22 울트라가 게임 등 특정 앱을 실행할 때 강제로 성능이 저하되는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사태로 초반 판매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후 갤럭시 노트 수요를 흡수했고 프로모션·가격할인 등을 통해 판매량 감소를 최소화한 것이 유효했다는 게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분석이다.
지난해 스마트폰 상위 10개 모델의 총 점유율은 46%로 전년 대비 7% 감소했다. 상위 10개 모델 중 4위를 차지한 애플 아이폰 13을 제외하면 모두 삼성전자 제품이었다.
신경한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까지는 경기 불확실성 지속에 특히 중저가 스마트폰 위주로 수요가 위축되면서 올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대비 늘어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2023년 1분기 애플은 아이폰 14 프로와 프로 맥스의 비교적 높은 수요를 바탕으로 전년 동기 대비 높은 시장 점유율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고, 삼성전자의 갤 S23 시리즈도 초반 견조한 판매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저가 스마트폰의 수요가 줄고 있는 것과 달리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에 대한 판매량은 늘어날 것이란 얘기다.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의 판매량은 증가하는 추세는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 결과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갤S23 시리즈 초기 판매량이 두 자릿수 증가했다. 갤S23 시리즈는 지난 2월 출시 후 첫 4주 판매량이 지난해 출시된 갤 S22 시리즈와 비교해 10%가량 늘었다. 퀄컴 스냅드래곤8 2세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갤 S22에서 주로 문제로 지적되던 발열 및 성능을 개선한 것 등이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갤 S23 시리즈 판매량은 전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증가했다. 미국에서는 전작 대비 14%, 국내에서는 17% 늘었다. 시리즈 판매량의 58%는 플래그십 모델 '갤S23 울트라'로 조사됐다. 기본 모델은 27%, 플러스 모델은 14%였다. 반면 삼성전자의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역성장했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기는 계속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며 "중저가급 스마트폰의 판매량은 감소하고 있지만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어, 스마트폰 제조사가 관련 프리미엄급 제품을 바탕으로 수익성 확대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