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방망이가 되는 내야수는 요즘 평균연봉(AAV) 2000만달러가 기본이다.
트레이 터너(11년×2727만달러), 잰더 보가츠(11년×2545만달러), 카를로스 코레아(6년×3333만달러), 댄스비 스완슨(7년×2528만달러), 코리 시거(10년×3250만달러), 크리스 브라이언트(7년×2600만달러), 마커스 시미엔(7년×2500만달러), 하비에르 바에즈(6년×2333만달러), 트레버 스토리(6년×2333만달러)가 최근 2년 동안 FA 시장에서 초특급 대접을 받은 내야수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뛰어난 방망이 실력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김하성이 특급 반열에 오르기 위한 조건이기도 하다. 샌디에이고는 최근 1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와 내년부터 2030년까지 7년간 8000만달러에 연장계약을 했다. 보가츠의 영입으로 김하성과 함께 포지션 연쇄 이동한 그 선수다.
크로넨워스는 원래 포지션인 2루수로서 수비력이 뛰어난 선수는 아니다. 1994년 생으로 김하성보다도 1살이 많다. 그러나 샌디에이고는 크로넨워스가 1루수, 2루수, 유격수를 모두 볼 수 있는 전천후 야수인 점, 일발 장타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연장계약에 담았다.
샌디에이고에서 크로넨워스 다음 연장계약 대상이 누구냐는 말이 나왔다. 후안 소토, 블레이크 스넬, 조시 헤이더, 그리고 김하성이 언급되고 있다. 소토와 스넬, 헤이더는 올해 말 또는 내년 말 FA 시장에 나갈 공산이 크다. 김하성도 본인이 원한다면 내년 시즌을 마치고 FA를 선택할 수 있다.
김하성이 FA 시장에 나갈 지는 미지수다. 2025년 상호 옵션(700만달러)보다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고 지금은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시즌 방망이가 되는 내야수임을 입증하면 내년 말 '대박'은 따논 당상이다.
김하성은 5일(한국시각) 펫코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9회말 끝내기 홈런을 터뜨렸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처음 친 끝내기 홈런이다.
상대 마무리 스캇 맥거프의 5구째 90마일 한복판 슬라이더를 그대로 끌어당겨 빨랫줄같은 타구로 왼쪽 담장을 넘겼다. 앞타자 데이빗 달의 좌중월 동점 홈런에 이어 김하성의 역전 끝내기 홈런이 터졌으니, 샌디에이고 더그아웃과 관중석은 난리가 났다.
시즌 첫 홈런이 통쾌한 끝내가 한 방, 시즌 초반 김하성의 타격 컨디션을 말해주는 듯하다. 이날까지 김하성은 4경기에서 타율 0.385(13타수 5안타), 1홈런, 1타점, 2득점, OPS 1.198을 기록했다. 아직 시즌 극초반이라 섣불리 평가할 수는 없지만, 2021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가장 안정적인 포스를 보여주고 있다.
샌디에이고는 최근 물쓰듯 돈을 써 경쟁 구단들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고 있다. 피터 시들러 구단주와 AJ 프렐러 단장의 성향이 그렇다. 골드글러브 2위의 수비력을 지닌 김하성이 공격에서도 매력적인 선수로 인정받는다면 연장계약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 FA가 되기 전 묶어야 하는 것이다.
MLB.com은 '크로넨워스가 파드리스의 연장계약 퍼레이드의 마지막 선수일 가능성이 높다. 이제 샌디에이고는 전례 없는 기대감으로 하루하루에 집중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 팀은 피터 시들러 구단주, 프렐러 단장의 구단이다. 정말 또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아무도 모른다'고 전했다.
김하성이 정말 다음 연장계약 타깃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