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프로농구 전주 KCC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시즌을 마감했다. 2022~2023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허 웅 이승현을 동시에 보강했던 터라 6강 플레이오프 3연패 탈락의 아쉬움은 더 컸다.
이제 PO 탈락 팀들은 빨라진 휴식기와 함께 '와신상담', 다음 시즌에서의 반등을 꿈꾸며 다시 정비하고 준비해야 할 시기를 맞고 있다. 아쉬움이 큰 만큼 다음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했다. KCC의 이번 시즌을 되돌아 보며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대목들이다.
올시즌 KCC가 6강 진출에 그친 것은 엄밀히 따지고 보면 터무니 없는 결과도 아니다. 시즌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10개 구단 감독들이 예측한 우승 후보에서 KCC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판'을 잘 아는 전문가들이 그런 예측을 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축구와 마찬가지로 농구는 한두 명이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장기 레이스라면 더욱 그렇다.
KCC는 허 웅 이승현이라는 역대급 전력을 보강했지만 주변 여건이 받쳐주질 못했다. 가장 뼈 아픈 게 부상 관리다. KCC는 허 웅 이승현은 물론 김지완 정창영 등 베스트 멤버들이 돌아가며 부상의 덫에 걸리는 바람에 번번이 발목을 잡혔다. 경기 중 충돌로 인한 부상은 불가항력이라 치더라도 선수들 몸 관리 부족으로 인해 부상 위험도가 높아진 채 리그를 치른 게 아닌지 짚어봐야 한다. 사실 허 웅과 이승현은 오프시즌 체력훈련 시기에 정상적인 참가를 하지 못했다. 당시 허 웅은 대표팀 차출→복귀 과정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됐고, 이승현은 발목 수술 이후 회복하는 중이었다.
체력훈련은 단순히 지구력이나 파워를 키우는 게 아니다. 부상이 자주 일어날 수 있는 발목, 무릎 등의 주변 근육을 강화시켜 안정적으로 시즌을 치르도록 보강하는 과정이다. 그런데도 허 웅 이승현뿐만 아니라 작년 여름 태백 체력훈련 때 정상 참가 선수가 전체 인원의 절반도 안될 정도였다. 결국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시즌에 들어가 릴레이 부상으로 고전한 것은 어찌보면 예견된 악재였다. 거꾸로 올해는 긴 휴가를 보낸 이후 정상적인 훈련 참가를 기대할 수 있다.
라건아의 대체자를 구하는 것도 중요 과제다. KCC는 두 시즌 연속 용병 불운을 겪어왔다. 타일러 데이비스에게 수차례 뒤통수를 맞았고, 기대했던 NBA 출신 론데 홀리 제퍼슨은 최악의 인성으로 팀 분위기를 망쳐놓은 뒤 퇴출됐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라건아는 이제 '예전의 라건아'가 아니다. 올시즌 백업 자원이 신통치 않은 바람에 많은 출전시간을 감당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의 쇠락은 더 뚜렷해졌다. 다음 시즌까지 라건아를 안고 가야 하는 KCC는 2년 전 정규리그 우승 때 데이비스처럼 라건아를 '2옵션'으로 앉혀둘 수 있는 '용병농사'에 다시 공을 들여야 한다.
KCC의 과제 리스트 마지막 퍼즐은 리딩가드다. KCC는 과거의 주무기였던 빠른 트랜지션, 라건아를 활용한 '투맨게임'을 살리지 못한 채 올시즌 내내 고전했다. 코트에서 제대로 지휘해 줄 정통 포인트가드가 없었기 때문이다. 유현준(상무)이 떠난 이후 '가드 고민'은 심화됐다. 신인 송동훈이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아직 경험이나 높이에서 아쉬운 점이 많다.
KCC는 샐러리캡 부담을 늘 안고 있는 만큼 똘똘한 가드 영입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내부적으로 키우든, 트레이드를 하든 확실한 리딩가드를 확보한 뒤 다음 시즌을 맞이하는 게 또다른 과제다.
이들 과제를 해결한 뒤 오는 11월 중순 군대에서 단련된 송교창이 제대 복귀한다면 KCC의 부활을 기대할 수 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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