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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가이드-대동맥판막 협착증] 고령화로 10년새 환자 4배 급증…중증 방치땐 2년내 사망률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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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질환은 암에 이어 우리나라 사망 원인 2위다. 단일 장기로 인한 사망 원인으로는 가장 많은 셈이다.

심장 질환 중 대표적인 심장 판막 질환 환자는 고령 인구 확대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퇴행성 심장 판막 질환인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의 증가세가 눈에 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국내 환자 수는 2021년 기준 약 1만9000명으로, 2010년 4600여 명 대비 4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70세 이상 환자가 70% 이상을 차지한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채인호 교수의 도움말로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원인 및 증상, 치료법 등을 정리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 방치 땐 2년 내 사망률 50%

사람의 심장에는 투명하면서 얇은 4개의 '판막'이 존재한다.

이 판막은 심장의 수축과 이완에 맞춰 열리거나 닫히며 혈액을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한다.

심장의 출구 부분인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에 위치한 대동맥판막은 심장이 혈액을 내보내기 위해 수축했을 때 좌심실에서 대동맥으로 혈액이 제대로 뿜어져 나오도록 활짝 열리기도 하고, 분출된 혈액의 좌심실 역류를 막아주는 '대문' 역할을 한다.

판막이 좁아져 심장에서 온몸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대동맥판막 협착증이라고 한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질환 특성상 초기, 심지어는 중증에 이르러서도 증상을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중증의 경우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2년 내 사망률이 무려 50%에 달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거나 조이고 누르는 듯한 통증이 있다. 어지러움, 실신, 극심한 피로감, 발목이나 발의 부종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채인호 교수는 "조기 진단을 통해 질환을 발견하는 것보다 호흡 곤란으로 일상에 큰 문제가 있거나, 쓰러진 상태로 병원에 실려오는 경우, 또는 다른 질병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우연히 대동맥판막 협착증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며 "초기에 발견하고 관리할 경우 생존율이 눈에 띄게 개선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평소와 다른 증상을 느낀다면 지체 없이 검진을 받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가까운 내과 또는 종합병원의 심장내과, 순환기내과에서 진단할 수 있다. 특히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는 청진 시 특유의 심장 잡음이 들려, 간단한 청진만으로도 1차 소견을 낼 수 있다. 이후 심장 초음파를 통해 확정 진단한다.

▶시술 시간 짧고 통증 적은 'TAVI' 각광…비용 부담 줄어

대동맥판막 협착증 치료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을 약물로 치료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해 반드시 협착된 판막에 수술 또는 시술을 받아야 한다.

과거에는 개흉수술을 통해 가슴을 열어 문제가 된 판막을 제거하고 인공 판막을 이식하는 수술적 대동맥판막 치환술(SAVR)이 1차 치료법으로 주로 시행됐다.

하지만 이는 고령이거나 동반 질환이 많은 환자에게는 위험도가 높다는 한계가 있다.

최근엔 허벅지 부위 대퇴동맥을 통해 카테터를 삽입, 기존 대동맥판막 부위에 인공 판막을 위치시키는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TAVI)이 많이 사용된다.

이 시술은 전신 마취가 필요 없고, 시술 시간이 수술에 비해 비교적 짧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빨라 입원 기간도 3일 정도로 단축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SAVR과 TAVI를 시행했을 때, TAVI가 SAVR보다 대등하거나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인호 교수는 "고령화 사회 속 발병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중증으로 발전된 후 치료를 진행하지 않을 시의 치명률이 일부 암보다도 높고, 심한 경우 진단 이전에 급사에 이를 수도 있는 무서운 질환이므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채 교수는 "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심장 초음파나 TAVI 시술 역시 보험 급여가 확대돼 환자와 보호자의 금전적 부담감도 낮아진 만큼, 적기에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정기 검진을 통해 심장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