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한동희(24)는 은퇴한 이대호의 빈자리를 메울 '후계자'로 꼽혔다. 2018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해, 착실하게 단계를 밟아 성장했다.
주전으로 자리잡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쳤다. 이 기간에 홈런 48개, 201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129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7리(456타수 140안타) 14홈런 65타점을 올렸다.
부담이 커졌기 때문일까. 정작 이대호가 떠난 올시즌 초반 부진하다. 25일 현재 17경기에 나가 타율 1할5푼(60타수 9안타) 2홈런 8타점을 올렸다. 최근 살아나고 있다고 해도, 아직까지는 기대를 밑도는 성적이다.
24일 현재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64명 중 타율 63위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25일 '선수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멘탈을 이야기했다. 그는 "야구는 굉장히 멘탈적인 스포츠다. 타자는 사이클이 좀 안 좋을 때 생각이 많아 진다. 생각이 많아진다는 것은 타석에서 생각이 복잡해진다는 의미다"고 했다.
사이클이 내려왔을 때 슬기롭게 넘기지 못하면 악순환의 연속이다. 시즌 전체를 보면 타격감이 오르내릴 수밖에 없다. 안 좋을 때 관리가 중요하다.
개막전에 4번으로 선발출전한 한동희는 타격 부진이 이어지면서, 하위타순으로 내려갔다.
서튼 감독은 "좋은 사이틀을 타기 위해선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모든 걸 단순하게, 심플하게 접근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간단 명료한 감독의 조언이다.
서트 감독은 이어 "정말 컨디션이 좋을 땐 야구공이 비치발리볼처럼 크게 보인다. 꾸준하게 더 강한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다. 반대로 사이클이 안 좋을 땐 모든 상황들이 빠르게 지나간다"고 했다. 여유있게 대처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한동희는 지난 3년간 검증을 거친 자이언츠의 주축 선수다. 슬러프는 언젠가 지나간다. 시기가 문제일뿐이다.
한동희의 시간은 언제올까. 부산=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