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김성원의 센터서클]클린스만 황태자는 왜 없을까, 그는 여전히 한국 축구를 모른다

by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황의조(서울) 조규성(전북) 오현규(셀틱)의 변함없는 발탁에 갸우뚱했다. 이들이 소속팀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중이라면 물음표를 달 이유는 없다.

현실은 아니었다. 셋다 정상이 아니었다. 오현규는 셀틱(스코틀랜드)에서 교체 자원이다. 황의조와 조규성도 예전만 못했다. A대표팀 소집 명단 발표에 즈음해 황의조와 조규성의 골 소식이 날아들었지만 신임 감독이라면 적어도 한 자리라도 변화를 선택하는 '용단'이 필요했다.

'고이면 썩는다'는 것은 어느 조직에서든 불문율이다. 안주하는 선수에게는 긴장감이 특효약이다. 그래야 더 발전할 수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세계적인 스트라이커 출신이라 그 눈은 또 다를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감도 있었다.

동시에 파울루 벤투 감독이 버린 카드인 주민규(울산)는 '왜 또 안될까?'라는 의문도 제기됐다. 그는 K리그에서 홀로 두 자릿수(10골)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의 축구 색깔이 완전히 드러났다면 소집 제외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하지만 이제 막 걸음마를 뗐을 뿐이다. 주민규가 A대표팀에서 충분히 기회를 받을만한 선수라는 것은 팬들이 먼저 안다.

아쉬움이 가득한 6월 A매치 2연전이 막을 내렸다. 한국 축구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페루와 엘살바도르는 '숙명의 라이벌' 일본이 한국과 교차해 상대했다. 일본은 두 팀을 상대로 무려 10골(1실점)을 쏟아냈다. 엘살바도르에는 6대0, 페루에는 4대1로 대승했다. 반면 클린스만호는 단 1골(2실점)에 그쳤다. 페루에는 0대1로 패했고, 엘살바도르와는 1대1로 비겼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스포츠 탈장 수술로 쉼표가 불가피했다. 김민재(나폴리)는 기초군사훈련으로 합류가 불발됐다. 센터백의 또 다른 한 축인 김영권(울산)도 부상했다. 하지만 페루와 엘살바도르는 이들없이도 충분히 해볼만한 상대였다. 그럼에도 졸전을 벌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또 다시 첫 승에 실패했다. 3월 A매치 2연전을 포함해 4경기 전적은 2무2패다.

첫 승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방향타를 잘못 잡고 있는 듯한 행보다. 국가대표팀 감독과 코치는 '훈수'를 두는 자리가 아니다. 철저하게 부딪혀야 한다. 그러면서 해답을 찾아 나가야 한다.

하지만 3월 이후 클린스만이 걸어온 길을 따라가보면 유럽파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외국인 코치진도 그 대열에 합류해 반쪽만 바라봤다. 한국 축구의 저변은 유럽이 아닌 K리그에 우선 순위가 있다. K리그를 모르면 더 이상 전진할 수 없다. 안현범(제주)의 발탁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그는 충분히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역량이 있다. 하지만 "안현범 경기는 직접 보지 못했다"는 클린스만 감독의 말은 어떻게 이해해야 될까. 더구나 엘살바도르전 후 자신이 직접 대표 선수들을 뽑아놓고 "90분을 지속적으로 뛸 수 있는 선수는 손흥민밖에 없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 궤변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여전히 한국 축구를 모른다. 외국인 코치진들이 국내에 상주하지 않다보니 이해도는 더 떨어진다. 그래서 새 인물도 없다. 새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 어련히 '황태자'가 나오기 마련이다. 벤투호의 황태자는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이었다. 그는 A대표팀에 최초 발탁될 당시 K리그 2부(아산무궁화)에서 뛰고 있었다.

클린스만호에는 현재까지 '황태자'가 없다. 반면 한국 축구에 골결정력 부재의 망령은 다시 살아나고 있다.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클린스만 감독이 직접 되짚어봐야 할 부분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