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인생 모르는 거야 진짜."
한 팀에서 5명이 국군체육부대에 지원했다. 4명이 합격했는데 딱 1명만 떨어졌다.
그 나비효과가 상상을 초월한다. 단숨에 1군 주전 자리를 꿰찼고,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소속팀을 넘어 넘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차세대 외야수로 눈도장을 찍었다.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20)가 그 주인공이다. KBO과 KBSA(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경기력 향상위원회는 22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엔트리에 2번째 변화를 줬다.
앞서 부상으로 빠진 이정후(키움) 대신 김성윤(삼성), 구창모 대신 김영규(이상 NC)를 보강한다고 발표했던 KBO다. 이어 "추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여지를 뒀다.
그 시선은 KIA 타이거즈 이의리에게 향해 있었다. 어깨 통증과 손가락 물집 등 부상을 겪으며 시즌초 150㎞대 중반을 찍던 구속이 140㎞대 초중반까지 떨어졌고, 최근 경기력도 좋지 않았다. 2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1⅓이닝 5실점(4자책)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결국 KBO는 "손가락 부상에서 회복 중이나 대회 기간 최상의 경기력을 보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교체를 결정했다.
왼손 선발투수를 뽑을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구창모의 경우처럼 같은 팀 선수를 선발할 수도 있었다. 특히 온 KIA 팬의 염원이 쏠린 김도영이 있다. 대표팀에 부족한 우타라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대표팀에 부족한 것은 외야수였다. 김혜성이나 김지찬의 외야 활용까지 거론될 만큼 외야가 부족했던 상황. 박찬호가 앞서 부상으로 빠진 이상, 이 시점에서 김도영마저 빠진다면 가을야구 싸움중인 KIA에겐 치명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을 수 있다. 최지훈 최원준 김성윤 등 기존 외야수가 모두 좌타라는 점도 관건이었다.
결국 최종 선택은 윤동희였다. 롯데에만 미필 선수 3명이 몰리긴 하지만, 팀당 3명이라는 대전제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우타 및 외야 보강의 목적을 모두 잡는 한수였다. 극적인 대표팀 막차였다. 윤동희는 이날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3안타 활약을 펼치며 대표팀 합류를 자축했다.
올시즌 윤동희는 풀타임 첫해다. 지난해에는 4경기 13타석 출전에 그쳤지만, 올해는 주전 외야수로 발돋움했다. 100경기 390타석에 출전, 타율 2할9푼6리 2홈런 3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01을 기록중이다.
당초 올해 목표는 1군에 최대한 오래 머무르는 것. 2번째는 100안타를 넘기는 것이었다. 두 가지 모두 이뤘다. 4월 1군에 등록된 이래 말소 없이 줄곧 1군에 머물렀고, 전날까지 106안타를 쳤다. 그리고 기어코 국가대표의 자리까지 거머쥐었다.
테이블세터부터 중심타선까지 다양한 타순에 기용할 수 있고, 외야도 세 포지션 모두 가능해 활용 폭이 넓다. 어린 선수답지 않게 몸쪽 빠른공에 특히 강점이 있다. 수비에서도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지녔다.
최근 롯데 구단 유튜브에는 입단 동기인 이민석과 조세진이 윤동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담겼다. 이민석은 지난해 인상적인 활약을 보인 뒤 올해초 필승조로 거론됐지만, 개막과 함께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해 재활중이다. 조세진은 상무에서 뛰고 있다.
두 사람은 "요즘 네 절친(윤동희) 날아다니더라", "같이 상무 지원했다 혼자 떨어졌는데 1군에서 잘한다", "인생 모르는 거야" 등의 대화를 나눴다.
야구도 인생도 참 모를 일이다. 전화위복의 사나이 윤동희가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거머쥘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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