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경기가 10월 1일부터 시작된다.
총 8팀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 실질적으로 한국-일본-대만의 3파전이다.
2018년 자카르타 대회 때 이 3팀간의 대결에서 역전승, 역전패는 한 번도 없고, 선취득점을 낸 팀이 이겼다. 이긴 팀의 평균득점은 3.75점, 패한 팀의 평균득점은 0.5점, 평균 3.25점 차의 접전이었다. 작은 득점을 투수가 지킨 팀이 이길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도 비슷한 승부가 된다고 가정하면 불펜투수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나올 지 모르는 불펜투수. 최일언 대표팀 투수코치는 "물론 투수 입장에서는 주자가 없을 때 나오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은데"라면서도 "그렇지 않을 때도 던져야 하는 게 불펜투수" 라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의 불펜투수들은 어떤 마음으로 마운드에 서 있을까. 마무리 투수 고우석(LG)은 "주자가 있든 없든 항상 마인드는 똑같이 해야 하는데 조금 차이가 있다면 주자가 있을 때 초구의 공격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조금 더 집중한다면 주자가 있어도 없다고 생각하며 승부에 소극적이지 않으려고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점수를 지켜야 되는 입장이지만 지키는 자세가 아닌 공격적으로 하는 것이 마무리투수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불펜 투수의 또 다른 어려움은 이닝 종료 후 자기 팀의 공격이 끝난 뒤 다시 다음 이닝을 던지는 '멀티 이닝 소화'다. 부상 회복 중인 구창모 대신 소집된 좌완 김영규(NC)는 "원래 선발투수를 했었고 멀티이닝을 던지는 것에 전혀 부담은 없습니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 올 시즌 67경기에 등판해 리그 1위인 32홀드를 기록하고 있는 박영현(KT)은 "던지기 시작하는 이닝과 다음 이닝 양 쪽 모두 똑같은 준비를 하고 마운드에 올라갑니다"라고 말했다. 박영현에게 한 번 쉬었다가 다시 텐션을 올리는 게 어렵지 않는지를 묻자 "저는 던지면서 (텐션을) 올리는 편입니다"라고 말했다. 박영현이 계속 안정적인 피칭을 하는 배경은 자기만의 리듬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알게 됐다.
반면 마무리 투수 고우석은 두 이닝 연속으로 던지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한다. "아무리 마인드 컨트롤 해서도 한번 하이 텐션을 올리고 나서, 쉬었다가 다시 마운드에 올라가는 것은 매번 컨트롤이 필요합니다."
한국 대표팀의 불펜진에는 김영규, 박영현 외에도 정우영(LG), 최지민(KIA) 등 정규시즌 때 같은 역할을 맡고 있는 인재들이 모여 있다. 접전을 이기고 마무리투수 고우석의 힘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고우석을 이닝 도중에 투입하거나 2이닝 연속 기용하지 않고 마지막의 1이닝 한정으로 맡기는 것이 좋아 보인다.
지난 자카르타 대회 때는 마운드의 흙이 보통 쓰는 것과 다르거나 투구 연습장의 투구판에서 홈 베이스의 거리가 부정확한 문제점이 있었다. 중국 야구장의 경우 그런 걱정은 없을 것 같지만 평상시와 다른 환경인 국제대회에서 불펜투수들이 평상시와 똑같은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금메달 획득의 관건이 될 것이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