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해외여행 왔는데 신한카드 결제가 안돼서 국제 망신을 당했다", "먹통 공지는 3시간이 넘어서 올라오고 문자 한통이 없다니, 고객 우롱 아니냐", "신한카드 결제가 안돼서 다른 카드로 다시 했는데, 새벽 3시에 결제 알람이 와서 황당했다".
1400만명의 회원을 자랑하는 점유율 1위 카드사 신한카드가 추석 당일 저녁 시간 '결제 불가'로 성토의 대상이 됐다.
▶ "3시간 넘게 '깜깜이'…문자 한통 없었다" 분통
지난달 29일 오후 8시쯤 온·오프라인 결제, 간편 결제 등에서 발생한 신한카드 오류는 자정 무렵에야 복구됐다. 그러나 결제가 안된다는 상황을 몰랐던 가맹업체들과 소비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고객센터 연결마저 어려워, 이에 대한 불만도 쌓였다.
신한카드에서 홈페이지에 결제가 불가능하며 복구 중이라는 긴급공지를 처음 올린 것은 해당일 오후 11시 무렵으로 오류가 보고되기 시작한 지 3시간이 지나서다. 여러번 수정된 공지가 복구를 알리는 내용으로 변경된 것은 자정이 임박해서다. 신한카드가 평소 각종 프로모션을 위해 고객에게 수시로 보내던 문자와 알림톡은 잠잠했다.
결국 고객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 SNS를 통해 '입소문'으로 결제 오류 소식을 전해듣거나, 편의점 등 유통업체의 공지를 통해서야 해당 소식을 접하게 되는 촌극이 벌어졌다.
신한카드는 안내문을 통해 "29일 발생한 시스템 에러로 일부 서비스 제공이 중단됐다. 현재 시스템은 완전히 복구돼 모든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향후 면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통해 더욱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고객 불편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나 고객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카드를 해지하겠다는 격한 반응도 적지 않다. 명절 대목에 카드 결제가 안돼 손님을 놓치고, 중복결제 등에 대한 사후 처리까지 해야하는 가맹점들의 원성도 높다.
특히 결제 오류 당시 신한카드에서 판매를 대행하는 서울사랑상품권 앱인 서울페이플러스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불편은 가중됐다는 지적이다.
관련업계에서는 향후 신한카드의 피해 보상 방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한카드는 결제 장애로 인해 피해가 발생한 고객에 대해 적절한 기준에 따라 적극 보상할 예정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4일 "장비 교체 등 시스템 복구는 이미 완료된 상태"라면서, "소비자보호조치에 대해서는 필요한 부분에 대해 만전을 기하고 있고, 케이스별 피해 보상안을 마련 중이다"고 밝혔다.
▶ 민원 폭증에 시장점유율은 내리막…서울사랑상품권도 '비상'
이번 '추석 대란'은 신한카드의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더욱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시각이다.
신한카드는 최근 이른바 '혜자카드' 단종 및 혜택 축소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이와 관련 민원은 폭증하고 시장점유율은 하락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서 발표한 올해 2분기 신한카드에 대한 민원은 신용카드 기준 1360건으로 1분기(392건)보다 253.2% 늘었다. 회원 10만명당 민원 역시 9.50건으로 25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삼성카드 1.26건, 국민카드 1.6건, 현대카드 1.7건 대비 현저히 높은 수치다. 지난 6월 '더모아 카드' 분할결제 제한 논란 관련 민원이 많았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민원 급증은 시장점유율 축소와도 맞닿아있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2020년 21.49%였던 신한카드의 시장점유율은 2021년 20.0%, 2022년 19.6%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 7월 말 기준 시장점유율은 19.2%로 또다시 주저앉았다.
여기에 175만명의 회원과 27만개의 가맹점을 거느린 서울사랑상품권 판매대행 역시 오는 12월 만료된다. 차기 사업자 선정 공모에서도 밀렸다. 지난달 27일 발표된 서울시 공고에서, 신한카드가 주축이 된 신한컨소시엄은 우선협상대상자 순위에서 비즈플레이컨소시엄에게 1순위를 내줬다. 서울시의 적격성 검토 및 협상이 선순위자와 먼저 이루어지는 만큼, 신한 측에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최종 협약은 이르면 10월 말, 늦어도 11월 10일까지는 이루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도 카드사 시스템 오류로 인한 사고가 있었지만, 이번 신한카드 케이스의 경우 업계 1위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더 큰 것 같다"면서, "금융사로서의 신뢰 회복이 급선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