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에는 어김없이 책임이 따른다. 프로 스포츠는 더 확실하다. 올해 시즌을 조기에 마감한 일본프로야구 3개팀이 감독을 교체했다. 성과을 못내면 자리도 없다.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스타트를 끊었다. 2년 연속 B클래스(리그 6개팀 중 4~6위)가 확정되고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가 끝나자마자 하라 다쓰노리 감독(65)이 사퇴를 발표했다. 3차례에 걸쳐 17시즌 동안 이어진 '하라 시대'가 막을 내렸다. 아베 신노스케 수석코치(44)가 하라 감독에게서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요미우리 감독 틀에 딱 맞는 선택이다. 신인 드래프트 1지명으로 입단해 요미우리에서만 19년을 뛰다가 은퇴한 포수 레전드다. 주장을 맡았고 4번 타자를 했다. 2020년 선수 은퇴와 동시에 요미우리에서 지도자를 시작해 경험을 쌓았다. 아베 감독은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47)이 요미우리에서 뛸 때 친분이 두터웠다.
라쿠텐 이글스가 요미우리 뒤를 따랐다. 지바 롯데 마린즈와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에서 패한 뒤 이시이 가즈히사 감독(50)이 지휘봉을 내려놨다. 최종전에서 이겼다면 3위로 가을야구를 할 수 있었는데, 4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이시이 감독 첫해인 2021년, 라쿠텐은 3위로 클라이맥스시리즈(포스트시즌)에 나갔다. 2022~2023년엔 연속으로 4위에 그쳤다.
이마에 도시아키 타격코치(40)가 이시이 감독 뒤를 이었다. 이승엽 감독의 지바 롯데 시절 팀 동료인 이마에는 2005년 재팬시리즈 MVP다. 이승엽 감독과 함께 지바 롯데를 31년 만에 재팬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는 2016년 라쿠텐으로 이적해 2019년까지 4년을 더 뛰고 은퇴했다.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라쿠텐에서 코치로 출발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도 사령탑을 바꿨다. 지바 롯데에 퍼시픽리그 클라이맥스시리즈 퍼스트스테이지에서 패한 뒤 후지모토 히로시 감독(60)이 지휘봉을 내려놨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해에는 2위를 하고, 3위 세이부 라이온즈에 밀려 퍼스트스테이지를 통과하지 못했다.
소프트뱅크(전신 다이에 포함) '레전드'인 고쿠보 히로키 2군 감독(52)이 사령탑에 올랐다. 다이에 소속으로 프로 데뷔한 고쿠보는 요미우리로 트레이드됐다가, 소프트뱅크에 복귀해 선수생활을 마쳤다. 선수 은퇴 후 일본야구대표팀, 사무라이재팬을 이끌었다.
감독 평균 연령이 떨어졌다. 이마에 감독이 40세, 아베 감독이 44세, 고쿠보 감독이 50세다. 하라 감독과 후지모토 감독, 두 60대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놨다. 이제 60대 사령탑은 한신 타이거즈의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66) 한명뿐이다. 일본프로야구 최고령 감독이 팀을 재팬시리즈로 이끌었다.
최연소인 40세 이마에 감독과 최연장자인 오카다 감독의 나이차가 26년이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일본프로야구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