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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55초 '에이스' KCC 이승현의 낯선 성적표…개인 훈련 자처 "팀에 도움 되지 못해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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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3분55초. 충격적인 성적표에 '두목 호랑이' 이승현(부산 KCC)이 다시금 이를 악물었다.

이승현은 농구를 시작한 이후 20년 동안 줄곧 에이스로 활약했다. 혹사 논란이 생길 정도로 많은 경기, 많은 시간을 뛰었다. 그런 이승현이 너무나도 낯선 기록지를 받아 들었다.

지난 27일이었다. 이승현은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3분55초를 뛰는 데 그쳤다. 그의 슈팅은 림을 외면했다. 장기인 궂은일에서도 제 몫을 하지 못했다. 부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만큼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이날 KCC는 91대84로 승리했지만, 이승현은 마음 편하게 웃지 못했다.

그는 경기 뒤 "팀이 승리해서 정말 기쁘다. 하지만 내가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정말 미안한 마음"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승현은 2022~2023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FA)으로 KCC의 유니폼을 입었다. 'FA최대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정규리그 49경기에서 평균 32분19초를 소화했다. 시즌 뒤에는 태극마크를 달고 항저우아시안게임에 다녀왔다. 빡빡한 일정 여파인지 이승현은 올 시즌 다소 주춤하고 있다. 비시즌 동료들과 많은 시간 호흡을 맞추지 못한 이유도 있다. 그는 올 시즌 리그 11경기에서 평균 25분53초 동안 5.5점-3.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2014년 프로 데뷔 후 가장 저조한 스펙이다.

KCC는 올 시즌 '슈퍼팀'으로 불린다. 이승현-라건아-허웅으로 이어지는 국가대표 라인업에 최준용까지 합류했다. 최근에는 송교창이 제대, 더욱 막강한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하지만 아직은 기대했던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다. 4승7패를 기록하며 8위에 머물러 있다. 선수들의 호흡이 아직 완벽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승현의 경기력이 살아나야 KCC는 더욱 강력해질 수 있다는 평가다.

이승현은 자신의 책임과 역할을 잘 알고 있다. 그는 28일 오전 개인 훈련을 자처했다. 강양택 코치와 개별 훈련을 통해 컨디션을 끌어 올렸다. 이승현은 "팀에서 내게 원하는 것이 있다. 내가 그 역할을 해야 우리 팀이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생각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단순하게 해야한다. 훈련이 답이라는 것을 안다. 생각도 정리되고, 컨디션도 올릴 수 있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동료들도 그를 믿고 있다. 허웅은 "다 농구를 잘하는 선수들이다. 각자 원하는 플레이가 있다. (이)승현이 형도 농구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얘기나눠 기량을 되찾은다면 더 강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승현은 30일 부산 KT와의 경기에 출격 대기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