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배우 송재희가 부친이 직접 겪었던 12·12 군사 반란을 언급했다. 송재희는 11일 "매년 생일이 되면 아버지는 늘 내가 태어난 1979년 12월 11일에 대해 회상하셨다"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송재희는 "아버지는 막내가 태어났다는 소식에 퇴근을 하자마자 영등포 성심병원을 향해 한강을 건너시려 했지만 군인들이 대교를 막고 있어 새벽이 돼서야 나를 만날 수 있었고, 그날이 1212사태, 12.12군사반란이었다 한다"며 "군인들의 통제가 풀리고 빨리 아들을 보고 싶은 마음에 뛰어서 한강 다리를 건너셨고, 갓 태어난 막내 아들을 보자마자 입이 귀에 걸리신 아버지의 표정을 잊을 수 없다고 엄마도 늘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송재희는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을 보며 그간 아버지께 말로만 듣던 우리나라 역사의 그날을 볼 수 있었다"며 "그리고 영화 중간 짧게 지나간, 한강다리를 건너지 못한 영문 몰라 보이는 몇 인파 속에 발을 동동거리는 젊은 아버지의 모습도 마음의 눈으로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송재희는 부모님께 영화 '서울의 봄'을 보여드렸다고. 송재희는 "아버지의 45년 전 그날은 아직도 생생하셨다"며 "딸 하엘이가 태어나고 처음 맞는 생일. 웃고 있는 아가를 보니, 오늘 유난히 아버지 어머니가 더 보고 싶다. 아버지 어머니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이 사랑합니다"라고 부모님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송재희는 아버지의 '서울의 봄' 관람 후기를 함께 공개하기도 했다. 12·12 군사 반란을 직접 겪었던 송재희의 아버지는 "'서울의 봄' 영화 잘 봤다. 44년 전 여의도 다리를 건너 추위에 떨며 영등포 성심병원으로 갔던 기억이 아련하다. 참 내가 오해했던 부분 한 가지. 당시 여의도 다리 입구를 통제하던 군인들이 당시에는 반란군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진압군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송재희는 "저도 '서울의 봄' 영화 보면서 아버지가 그렇게 말씀하셨던 한강대교 풍경을 볼 수 있었고 그 가운데 이제 막 태어난 막내 아들 보기 위해 마음 졸이셨을 아버지 생각하니 뭉클하더라고요. 늘 감사하고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고 사랑합니다"라고 뭉클한 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12·12 군사 반란을 그린 영화 '서울의 봄'은 7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중이다.
wjlee@sportschosun.com
▶다음은 송재희 글 전문
매년 생일이 되면
아버지는 늘 내가 태어난
1979년 12월 11일에 대해 회상하셨다.
당시 제일은행 무교동지점 대리이셨던 아버지는 막내가 태어났다는 소식에 퇴근을 하자마자 영등포 성심병원을 향해 한강을 건너시려했지만 군인들이 대교를 막고 있어 새벽이 되서야 나를 만날 수 있었고, 그날이 1212사태, 12.12군사반란이었다 한다.
군인들의 통제가 풀리고 빨리 아들을 보고 싶은 마음에 뛰어서 한강 다리를 건너셨고, 갓 태어난 막내 아들을 보자마자 입이 귀에 걸리신 아버지의 표정을 잊을 수 없다고 엄마도 늘 말씀하셨다.
얼마전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을 보며 그간 아버지께 말로만 듣던 우리나라 역사의 그날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영화 중간 짧게 지나간, 한강다리를 건너지 못한 영문 몰라 보이는 몇 인파속에 발을 동동거리는 젊은 아버지의 모습도 마음의 눈으로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어제 부모님께 '서울의 봄'을 예매 해 드리며, 내가 본 아버지를 찾아보라고 말씀 드렸다.
영화가 끝나고 아버지께 문자가 왔다.
아버지의 45년전 그날은 아직도 생생하셨다.
딸 하엘이가 태어나고 처음 맞는 생일.
웃고 있는 아가를 보니,
오늘 유난히 아버지 어머니가 더 보고 싶다.
아버지 어머니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이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