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선수들은 유니폼에 '18번'을 달 수 없다. '국보(國寶)' 선동열이 선수 시절에 썼던 '18번'이 영구결번됐기 때문이다. 이번 겨울 포스팅을 통해 LA 다저스로 이적한 야마모토 요시노부(26)는 '18번'이 찍힌 유니폼을 입고 입단 기자회견에 나왔다. 그는 '18번' 유니폼을 입고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즈에서 3년 연속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 4관왕을 했다.
이달 초 시카고 컵스와 계약한 좌완 이마나가 쇼타(31)도 '18번'을 달았다.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에서 21번을 썼는데, '18번'으로 갈아탔다. 마에다 겐타(35)는 2008~2023년, 히로시마 카프, LA 다저스,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18번'을 썼다. 이번에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로 옮겨서 또 '18번'을 받았다.
한국과 일본야구에서 '18번'은 에이스를 상징하는 등번호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이상규(28)가 '18번'을 달았다. LG 트윈스에선 48번을 썼는데 번호를 바꿨다.
18일 대전야구장 근처 한밭체육관에서 만난 이상규는 "꼭 한 번 18번 유니폼을 입고 싶었다"라고 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2차 드래프트. 한화가 이상규를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했다. 소속팀을 떠나야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가능성을 인정받았기에 이적이 가능했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 2차 7라운드 지명으로 LG에 입단한 프로 10년차. 시속 150km 빠른 공이 좋은데 LG에서 꽃을 피우지 못했다. 총 44경기에 등판해 45이닝을 던졌다. 2승3패4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6.20.
그가 '18번'을 달고 싶었던 이유가 있다.
이상규는 "2019년 지인을 통해 야마모토에게 내 투구 영상을 보내 자문을 구한 적이 있다"라고 했다. 오키나와에서 개인훈련을 하면서 알게 된 일본 선수를 통해서였다. 야마모토가 오릭스의 주축 투수로 떠오르던 시기다.
이상규는 "키가 크지 않고 마른 체형인데 특별했다. 야마모토처럼 던지고 싶었다"라고 했다.
누구보다 열심히, 성실하게 운동했다. 여러 가지 시도를 하면서 혼선도 있었다. 트윈스에서 날개를 활짝 펼치
지 못한 이유일 것이다.
그는 "이제 어느 정도 정립이 된 것 같다. FA로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팀에서 나에게 무조건 기회를 주지는 않을 것이다. 열심히 해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라며 "내 보직을 찾고 싶다. 마무리든 필승조이든 내 역할을 갖고 싶다"라고 했다.
야구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는 이적이다. 이상규에서 등번호 교체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상규는 지난해 5월 2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에 등판해 1이닝 무실점 기록했다. 1-1로 맞선 연장 12회초 무사 1루에서 대타 유로결을 포수 병살타로 잡고, 노시환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쟤는 잘할 줄 알았다, 보내서 아깝고 화난다는 얘길를 듣고 싶다."
이상규는 올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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