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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팜므파탈로 모두를 유혹했다가 전혀 다른 묵직한 정극 연기로 대중의 허를 찔렀고 또 서늘한 악역으로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차진 코믹 연기로 남녀노소 모든 관객의 마음에 단비를 내렸다. 매 작품 전천후, 일당백 활약을 이어갔고 이런 그의 선택은 언제나 관객으로부터 믿고 보게 만드는 신뢰를 형성했다. 김혜수의 작품을 본 관객만 5020만677명(영화 기준). 약 5020만명의 관객이 김혜수를 보며 웃고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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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차츰 더 신중히 판단하는 법을 배웠다. 잦은 실수 속에서 반복되는 실수를 줄이려고 나름의 부단한 노력을 이어갔던 것 같다"며 "지금도 촬영장에 가기 전 마음속으로 늘 되묻는다. '지금 나는 현장에 갈 자격을 갖췄나?'라며 스스로 질문을 던진다. 어른이 된 지금도 여전히 놓치는 부분이 많고, 내가 한 선택을 잘 해낼 수 있을지 두렵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나의 소임에 몰두하려고 한다. 세상 모든 사람이 원하는 걸 얻기 위해 노력하려 한다. 나 또한 내 선택을 완성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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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게 모르게 힘들었던 슬럼프의 순간도 있었다는 김혜수는 "슬럼프라는 게 타인에게 드러날 때도 있지만 반대로 가까운 지인조차 느끼지 못할 때가 있더라. 심지어 스스로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찾아오기도 한다. 나 역시 살면서 여러 차례 슬럼프를 겪었고, 때로는 끝이 안 보이는 것 같은 고통 속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을 계속 해 내야만 하는 시기가 있었고, 진심이 왜곡되는 순간이 있었다. 모두가 내게 등을 돌린 듯한 혹독한 외로움과 마주하게 될 때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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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023년을 보내고 청룡의 해를 맞은 김혜수는 "지난해는 영화 '밀수'(류승완 감독) 개봉 일정을 제외하면 개인적으로 안식년과 같은 시간이었다. 여전히 배우와 관객,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이 아득한 꿈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다양한 방식의 여성 서사와 캐릭터들이 역량 있는 배우들을 통해 마음껏 펼쳐질 수 있기를, 그리고 관객과 어우러질 수 있기를 꿈꾸고 있다. 또, 30회를 진행했던 청룡영화상을 마무리한 해이기도 했다. 내 인생에 깊게 자리 잡고 있던 청룡영화상을 소중히 봉인해 가슴에 담아 넣은 해였다"고 곱씹었다.
청룡영화상과 작별에 대해 그는 "지난 2022년, 제43회 청룡영화상 관련 기사들을 보다가 그해 내가 청룡영화상 진행을 맡은 지 29회째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사실을 인지한 순간, 2023년을 마지막으로 마무리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던 것 같다"며 "무엇보다 2024년은 '청룡의 해'이니까 새롭게 청룡영화상을 재정비하기 좋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30회 정도면 나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자연스러운 마무리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결심이 선 순간을 떠올렸다.
"특별히 애정하는 스포츠조선, 1만호의 모든 기록과 역사에 경의를 표합니다. 나의 청춘을 함께 했던 청룡영화상이었습니다. 제 인생을 통틀어 가장 긴 프로젝트였고요. 매년 청룡영화상을 통해 배우로서의 자의식과 안목 또한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같은 일을 하는 영화인들과 동료들에 대한 진심 어린 존경과 사랑을 배운 소중한 시간이고요. 청룡영화상은 제게 끊임없는 영감과 성찰을 가져다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