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경제학도 출신으로 스위스 로잔 공공행정 고등교육기관에서 스포츠 행정학 석사를 받은 두비 국장은 1996년부터 IOC에서 대회 관리 및 전략 기획, 조직위 지원을 담당해온 실력자다. 청소년올림픽 출범과 컨셉트 전반에도 그의 아이디어가 녹아 있다. 2007년 스포츠 국장이 된 이후 평창2018, 강원2024까지 30번 이상 한국을 찾았다. "강원도에 오면 우리가 뭔가 함께 해냈다는 느낌이 있다. 평창올림픽에 기여했다는 뿌듯함도 있다. 식당서 우연히 만난 사람들도 늘 환영해준다"며 친근감을 표했다. IOC내 일 잘하고 존경받는 리더인 그는 "한국은 신뢰할 수 있는 친구이자 파트너다. 올림픽은 처음부터 끝까지 굉장히 복잡한 과정인 만큼 신뢰는 필수불가결하다. 한국은 서명과 동시에 일이 실행되고, 기대가 충족된다. 늘 선수들이 원하는 최고의 환경을 제공하고, 늘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올림픽운동의 훌륭한 공헌자"라며 감사를 전했다. "최다 IOC위원 3명 보유국이란 점이 이를 말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두비 수석국장은 지난 19일 강릉오발과 평창돔에서 동시에 진행된 개회식에 대해 "환상적"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즐거운 혁신이었다. 청소년올림픽 최초로 메타버스를 도입했다. IOC는 이런 혁신과 창의성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2018평창기념재단의 견고한 레거시에도 찬사를 보냈다. 평창기념재단의 드림프로그램 수혜를 받은 눈없는 나라, 개발도상국 청소년 대표들이 올림픽기를 들고 입장한 장면에 대해 "가슴 따뜻한 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이것이 바로 올림픽, 청소년올림픽을 통해 우리가 경험하고 싶은 순간"이라고 말했다. 23일 소재환이 금메달을 목에 건 봅슬레이 모노봅에선 평창기념재단의 지원을 받아 썰매를 시작한 '튀니지 소년' 조나단 루리미가 은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도 있었다.
Advertisement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기자회견 때마다 러시아 관련 질문이 빠지지 않는 상황이'힘들 것같다'고 하자 두비 국장은 "복잡하긴 해도 전혀 힘들지 않다"고 즉답했다. "지금도 전세계 50~60개 지역에선 분쟁이 끊이지 않고, 시민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있다. 어디서 온 선수든 올림픽은 그들의 집이다. 어느 나라에서 왔든 환영받을 것이다. '안된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우리의 대답은 '스포츠는 모두를 하나 되게 한다'는 것이고 '벽이 아닌 다리가 되겠다'는 것"이라는 원칙을 천명했다.
Advertisement
만13~18세 꿈나무들의 강원2024가 한창이지만 대한민국 청소년 운동량은 OECD 최하위다. 1월 문체부가 발표한 2023년 국민생활체육 조사 결과 10대 참여율은 47.9%로 전세대를 통틀어 가장 낮다. 두비 국장은 "젊은 세대가 신체활동을 하는 건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면서 "스포츠 조직도 대회도 다 중요하지만 어린 세대가 학교나 스포츠클럽에서 운동하지 않는다면"이라고 반문했다. "한국학생들은 매우 우수하다. 세계 최고 대학에 입학하고 학업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한국 기업들도 놀랍도록 역동적이다. 하지만 이런 부분이 신체활동을 저해해선 안된다"면서 "파리2024를 앞둔 프랑스의 좋은 예"를 추천했다. "프랑스 정부가 파리2024 유치 후 내린 결정이다. 프랑스 내 모든 학교에선 하루 30분씩 신체활동을 해야 한다. 올림픽과 연계한 스포츠 활성화 운동이다. 일단 학교에 가면, 운동을 해야 한다. 젊은 세대의 신체활동을 늘리기 위한 아주 영리한 정책"이라고 소개했다.
강원2024 폐막 이후 정선 스키장과 강릉오발 등 시설 사후 활용법에 대해서도 두비 국장은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했다."정선과 강릉은 다르다. 정선의 경우 정부와 지자체, 시민단체가 공동을 위해 최대 다수를 만족시킬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결정보다 중요한 건 정선의 장기적 미래"라고 했다. "강릉오발의 경우엔 사후활용 방법과 수단을 찾아야 한다. 밴쿠버올림픽 이후 캐나다 휘슬러 슬라이딩 센터 등의 활용 사례를 참조할 수 있다. 동계스포츠 경기는 물론 실내육상 등 여름스포츠도 할 수 있다. 콘서트, 서커스 등 다양한 이벤트도 기획할 수 있다. 강릉역(KTX)도 가깝다. 강릉시민들을 위한 다목적 시설로도 활용할 수 있다. 강릉오발의 경우엔 다용도 활용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특별시가 야심차게 추진중인 2036서울올림픽 유치 계획에 대해선 환영 입장을 밝혔다. "IOC는 올림픽 개최에 대한 모든 관심을 환영한다. 한국은 여전히 우리 마음 속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서울시의 유치 희망을 두팔 벌려 환영한다."
두비 국장을 만난 날, 하필 대한민국 메달밭 쇼트트랙에서 꿈나무 선수들이 줄줄이 넘어지며 메달을 놓쳤다. 강원2024에서 실패를 맛본 어린 선수들을 향한 조언을 부탁하자 두비 국장은 러디어드 키플링의 시 '만일(If)'의 한 구절을 읊었다. "만일 승리와 재앙을 만나더라도 그 협잡꾼들을 똑같이 대할 수 있다면(If you can meet with triumph and disaster and treat those two impostors just the same)." 윔블던 센터코트 선수 출입구에 새겨져 있다는 그 시구다. "살면서 어떤 날은 이기고 어떤 날은 진다. 진다고 해서 그게 인생의 끝이 아니고 그 패배가 당신을 규정하는 것도 아니다. 이긴다고 해서 더 나은 사람이라고도 할 수 없다. 승리와 패배라는 협잡꾼을 모두 만나면서 우리는 균형잡힌 사람이 될 수 있고, 한발 떨어져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대한민국을 향한 '명예강원도민'의 마지막 메시지는 "스포츠는 더 좋은 것(Sports is better)"이었다. "강원2024 티켓을 예매한 36만명 모두가 경기장을 찾아주길 바란다. 더 많은 분들이 오셔서 미래 올림피언의 시작을 응원해주시면 좋겠다. 올 여름 파리올림픽에도 많은 한국 팬들이 오시길 바란다. 스포츠 관람을 통해 참여 욕구도 생긴다. 올림픽을 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종목을 찾아 적극 참여하시면 좋겠다. 또 대한민국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국제 스포츠 행사를 많이 개최해주면 좋겠다. 스포츠는 혁신과 창의성을 가져오기 때문"이라고 확신했다. "스포츠는 더 좋은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