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새 팀 또는 새 리그로 이적했을 때 가장 먼저 직면하는 장벽은 바로 언어다. 말이 통하지 않고 음식이나 생활 환경이 급격히 변한다. 이는 동료들과 친밀감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경기력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그래서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동료가 있을 경우 적응에 매우 유리하다.
토트넘 홋스퍼 캡틴 손흥민의 장점은 여기서도 발휘된다. 손흥민은 유스 시절을 포함해 독일에서 7년 뛰었다. 영국에서는 벌써 10년이 다 돼 간다. 독일어와 영어에 능통하다. 프리미어리그는 세계 공용어인 영어가 메인이지만 손흥민은 독일어가 필요한 선수에게 독일어로 친절하게 다가갔다.
지난 1월 RB라이프치히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독일인 공격수 티모 베르너는 최근 손흥민 덕을 봤다.
영국 언론 '미러'는 4일(한국시각) '베르너가 682일 만에 (프리미어리그)골을 넣었다. 손흥민이 독일어로 베르너를 격려해 영감을 줬다'고 보도했다.
손흥민과 베르너는 3일 안방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탈 팰리스와 경기에 골을 터뜨리며 3대1 승리를 합작했다. 베르너는 동점골, 손흥민은 쐐기골을 폭발했다.
하지만 베르너는 전반 18분 매우 좋은 기회를 놓쳤다. 손흥민이 완벽한 패스를 넣어줬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중앙선까지 라인을 올려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치는 중이었다. 손흥민은 끊임없이 압박하며 빌드업을 방해했다. 토트넘이 크리스탈 팰리스의 실수를 유발해 소유권을 빼앗았다. 공은 손흥민 앞으로 흘렀다. 베르너가 왼쪽에서 가속을 시작했다.
손흥민은 상대 진영을 등진 상태였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미 상황 파악이 끝난 듯 보였다. 그는 공을 잡고 주변을 살피는 등 공격을 지연시키는 행위를 전혀 하지 않았다. 스루패스를 왼발 원터치로 감았다. 베르너가 스피드를 유지하며 받을 수 있도록 정확한 위치에 공이 떨어졌다. 다만 베르너는 골 결정력이 부족했다. 슈팅 타이밍을 놓치고 골키퍼까지 따돌리려고 드리블을 길게 이어가다 득점에 실패하고 말았다.
손흥민의 마법 같은 패스로 하나의 작품이 탄생할 뻔했지만 유효슈팅에 만족해야 했다.
영국 언론 아이뉴스는 '손흥민 덕분에 베르너가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기회를 잡았다. 손흥민이 자기 진영에서 깊고 탐색적인 패스를 찔렀다. 케인을 연상시킨 장면이었다'라며 탄복했다.
그와 별개로 베르너는 풀이 죽을 만했다. 베르너는 이적 후 6경기에서 골이 없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마지막 득점은 첼시 시절이던 2022년 4월 21일이다. 전 소속팀에서는 지난해 10월 28일에 골을 넣었다.
미러에 따르면 손흥민이 힘을 불어넣었다.
손흥민은 "공격수가 그런 좋은 기회를 놓치면 기분이 가라앉기 마련이다. 나는 그에게 달려가서 독일어로 '계속 해!(keep going)'라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베르너는 손흥민의 기대에 부응했다. 0-1로 끌려가던 후반 77분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토트넘 역전승의 출발을 알린 신호탄이었다.
손흥민은 "베르너는 환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팀에 많은 도움을 줬다. 그가 골로 보여줬듯이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다음 경기는 엄청난 경기가 될 것이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우리는 전투를 준비해야 한다. 큰 경기가 있을 때마다 항상 설렌다"고 소감을 전했다.
베르너도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베르너는 "정말 행복하다. 특히 전반에 큰 찬스를 놓쳤다. 동료들은 첫날부터 나를 매우 편안하게 대해줬다. 골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덕분에 축구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제 첫 골이 나왔으니 훨씬 마음이 편안하다"라고 고백했다.
이어서 그는 "내가 더 큰 자신감을 갖게 되는 큰 발걸음이었다. 다음 경기에서도 자신감을 가지고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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