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재학의 승리를 연결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NC 다이노스는 2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6대2로 승리했다. 시즌 3번째 승리이자, 키움전 2연승.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강인권 감독 입장에서는 기분 좋은 결과. 하지만 강 감독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이재학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무슨 얘기였을까.
이날 NC 선발은 베테랑 이재학이었다. 치열한 국내 선발 경쟁 끝에 한 자리를 따냈다. 2019년 마지막 10승 이후 4시즌 동안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절치부심 준비한 2024 시즌. 그 첫 번째 등판이 소중하고 간절했을 것이다.
열심히 던졌다. 4회까지 실점 없이 완벽한 피칭을 했다. 그 사이 타선이 5점이나 내줬다. 5회만 넘기면 첫 승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그런데 투구수가 늘어나자 구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5회 김혜성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솔로포. 그리고 위기가 이어졌다. 도슨에게 안타를 맞고, 김휘집에게 사구를 허용했다. 4번 최주환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그래도 큰 위기는 넘기는 듯 했다.
그런데 NC 벤치는 냉정했다. 최주환이 완벽한 타이밍에 받아치는 걸 보고, 투수를 이준호로 교체했다. 5-1 리드 상황, 아웃카운트 2개만 더 잡으면 승리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점수 차 여유가 있었다. 누상에 주자가 다 들어와도 5-3 리드였다.
베테랑 투수의 기살리기도 분명 필요했다. 이닝을 마칠 기회를 줄만도 했다.
강 감독은 시작부터 왜 이런 단호한 모습을 보였을까. 강 감독은 경기 후 "공이 손에서 빠지는 게 보였다"고 말하며 "실점을 더 했다면 경기 후반 투수 운용 등이 매우 어려워질 수 있었다. 그래서 어렵지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재학의 투구수 94개였다. 많기는 했다.
강 감독의 선택은 성공이었다. 교체로 나온 이준호가 볼넷에 밀어내기 사구를 주며 1점을 헌납했지만, 이후 임지열과 김재현을 삼진과 외야 플라이로 잡아내며 불을 껐기 때문이다. 3점차 리드를 가져간 NC는 후반 힘싸움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감독마다 성향이 다르다. 한 경기를 주더라도,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감독들도 있다. 하지만 강 감독은 오직 팀을 위해 냉철한 선택을 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후 고생한 선수의 마음을 어루만져줬다.
선수는 자신의 승리 기회가 날아간 것, 그리고 감독이 자신을 믿지 못한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재학의 씩씩한 한 마디가 강 감독의 마음의 짐을 덜어줬을 것 같다. 이재학은 경기 후 강 감독이 미안해 한다는 말을 전해듣고는 "그렇게 말씀하시니 오히려 내가 죄송하다. 그런 상황이 나오지 않게 더 잘던졌어야 했다"고 말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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