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개막 일주일만에 1호 트레이드가 터졌다. 가을야구를 향한 롯데의 강한 염원이 담겼다.
롯데와 LG는 내야수 손호영(30)과 우완 사이드암 우강훈(22)을 맞트레이드했다.
롯데로선 지난 시즌 막판 이후 계속된 내야 보강의 일환이다. FA로 안치홍(한화)이 떠난 이후, 롯데는 오선진과 최항을 2차 드래프트로 영입했다. 이어 LG와의 사인 앤 트레이드로 김민수를 내주고 김민성을 데려왔다. 내야를 이끌 베테랑 리더이자 한방을 갖춘 오른손 내야수를 추가한 것.
하지만 시즌 첫주 롯데는 1승5패를 기록중이다. 시범경기 때부터 숨길 수 없었던 약한 타선이 현실로 나타났다. 특히 외야의 경우 레이예스와 윤동희, 고승민이 돌아가며 좋은 모습을 보인 반면, 내야는 시범경기 도중 부상으로 이탈한 한동희의 공백이 컸다. 급한대로 주전 2루수로 준비중이던 김민성을 3루로 돌리고, 2루에는 박승욱 최항 오선진 등 다양한 선수를 기용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김태형 롯데 감독으로선 오른손 타자, 그리고 한방을 갖춘 내야수의 필요성이 간절했다. 기존의 주전 유격수 노진혁이나 내야 백업 이학주도 모두 좌타자임을 감안하면, 오선진만으론 타선의 유연성에 어려움이 있었다.
롯데 구단의 설명도 같다. 롯데는 "타격 능력을 갖춘 우타 내야수 뎁스 강화를 위해 이번 트레이드를 추진했다"라고 밝혔다.
손호영은 시카고 컵스 마이너 경험이 있는 해외파 출신 내야수다. 2020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에 LG 유니폼을 입었다.
1m83의 키에 한방 장타를 갖춘 선수로 평가된다. LG 시절 대주자 요원으로도 활약할 만큼 주루 능력도 호평받고 있다.
다만 수비력이 아쉽고, 잦은 부상이 관건이다. 차명석 LG 단장이나 염경엽 감독이 눈여겨보고 꾸준히 기회를 주고자 했지만, 부상으로 번번이 좌절되는 불운이 거듭됐다. 2022년 여름에는 중수골 골절을 당했고, 지난해에는 시즌 직전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결국 이 과정에서 남은 건 서른이 된 나이와 통산 타율 2할5푼(160타수 40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655에 불과한 1군 성적 뿐이다. LG에는 자리가 없었다. 내야 멀티백업으론 언제든 주전으로 올라설 잠재력이 있는 구본혁이 있고, 오는 6월이면 이영빈도 제대한다. 손호영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도 제외된 바 있었다.
때문에 LG 입장에선 여유있는 내야 카드로 긁어볼만한 고속 사이드암 투수를 얻은 셈. 반면 롯데 입장에서 트레이드카드가 우강훈인 점이 여러모로 아쉽다. 2021년 2차 5라운드에 롯데에 뽑힌 150㎞ 고속 사이드암이다.
입단 첫시즌을 마친 뒤 곧바로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팀에 돌아왔다. 1군 출전은 지난해 3경기, 올해 1경기에 불과하지만, 강력한 직구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LG 구단도 "사이드암 투수로 직구 구속이 빠르고, 변화구의 움직임이 좋아 성장 가능성이 높다. 향후 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우강훈의 첫 1군 무대가 바로 작년 10월 5일 부산 LG전이다. 삼진 2개 포함, 2이닝 퍼펙트. 염경엽 감독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는 후문.
롯데로선 손호영이 최소한 1군 붙박이, 가능하다면 올시즌 주전 내야수를 맡아주길 기대해야하는 입장이다.
신동빈 롯데 구단주는 2022년 말 이대호의 은퇴식에 직접 참석해 팬들과 인사를 나누고, 올해 스프링캠프에는 롯데와 지바롯데 마린즈의 합동 훈련 및 교류전을 개최하는가 하면, 최근 서울시리즈에도 모습을 보이는 등 야구광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는 롯데 구단에 대한 꾸준한 투자로 이어졌다. 최근에도 유강남-노진혁-한현희를 FA로 영입했고, 박세웅과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우승청부사' 김태형 감독까지 영입했다. 프랜차이즈 스타 전준우와도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롯데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진출은 1999년이다. 21세기 들어 FA 등 거듭된 모기업의 투자에도 한번도 오르지 못했다. 올시즌 후에는 '예비 FA' 김원중-구승민과의 계약도 앞두고 있다.
김태형 감독이 온 순간 롯데의 윈나우 직진 행보는 이미 결정된 것이었다. 미래를 돌아볼 겨를이 없다. '김태형 체제'에서의 성적이 관건이다. 취임식에서 약속한대로 '부임 첫해 가을야구, 3년내 우승'을 향해 달려갈 뿐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