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아스널 유스 시절에는 정말 허덕였는데…'
아스널이 차버린 축구 소년이 22년 뒤 어마어마한 거물로 성장해 아스널을 향해 칼을 겨누게 됐다.
아스널 코치는 과거 이 선수가 유스팀을 떠날 때의 깜짝 놀랐던 일화를 떠올리며 회한에 젖어 들었다. 그는 바로 토트넘 홋스퍼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 기록을 새롭게 쓰다가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자마자 리그 득점 선두 자리를 꿰찬 해리 케인이었다. '아스널이 버린' 케인이 이번에는 아스널을 상대로 골 사냥에 나선다.
아스널은 10일(한국시각) 오전 4시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케인이 주전 골잡이로 활약 중인 바이에른 뮌헨과의 2023~2024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을 치른다. 아스널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케인을 반드시 봉쇄해야 한다. 하지만 케인은 쉽게 막을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이번 시즌 뮌헨에서 38골, 10도움을 기록하며 무시무시한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케인은 아스널을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EPL 토트넘 시절을 포함해 통산 아스널전 19경기에 출전해 14골, 3도움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당 거의 한 개꼴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셈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케인이 원래는 어린 시절 아스널의 팬이었고, 유스 시절에도 아스널에서 축구를 했다는 것이다. 케인은 8세 때인 2001년 아스날 유스에 입단해 1년간 축구를 배웠다. 당시에는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결국 2002년 아스널을 떠났고, 리지웨이 로버스FC와 왓포드FC를 거쳐 11세 때인 2004년 드디어 토트넘 유스에 입단해 본격적으로 프로 데뷔를 준비하게 됐다.
이후 2011년 토트넘에서 프로에 데뷔한 케인은 얼마 지나지 않아 팀의 주전 스트라이커가 됐고, EPL과 잉글랜드 축구를 대표하는 간판 스타로 성장했다.
결국 아스널이 22년 전 케인을 내치지 않고 계속 데리고 있었다면, 현재 아스널의 주전 스트라이커로 성장했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당시 아스널 유스팀에서는 아무도 케인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했다.
이에 대해 영국 매체 TBR풋볼은 '아스널 댄 벅 코치는 과거 토트넘 스카우트가 케인에 관해 한 이야기를 듣고 충격에 사로잡혔던 적이 있다고 밝혔다'며 아스널 유스팀에서 케인과 함께 시간을 보낸 댄 벅 코치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케인이 아스널 유스팀에서 1년간 축구를 배울 때 그는 재능을 보여주지 못했다. 척스 아네케나 베닉 아포베 같은 선수들이 오히려 당시에 더 주목받았다. 결국 케인은 1년 만에 아스널 유스팀을 떠났고, 왓포드 등을 거쳐 2004년 토트넘에 합류했다.
당시 케인과 아스널에서 함께 했던 벅 코치는 디 애슬레틱에 이 당시의 상황에 대해 밝혔다. 그는 "사실 케인이 아스널을 떠났을 때 그에 관해 전혀 듣지 못했다. 그런데 몇 년 뒤 토트넘에 코치로 갔을 때 스카우트가 내게 '케인과 아스널에 함께 있었지 않았나. 방금 케인과 계약했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아스널에서 케인을 봤을 때 정말 힘들어하며 고군분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털어놨다.
즉 케인이 계속 축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실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토트넘 스카우트가 계약했다는 말에 놀란 것이다. 하지만 케인의 진가를 몰라본 것은 그만이 아니었다. 케인은 성인 무대 데뷔 후에도 토트넘의 에이스가 되기 전까지 2년간 여러 팀에서 임대 생활을 하며 56경기에서 14골을 넣는 데 그쳤다. 그럼에도 케인은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해 현재의 위대한 선수가 됐다. 22년 전 아스널이 케인을 계속 붙잡고 있었다면 과연 현재 어떤 모습이 됐을 지 궁금한 대목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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