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데뷔 이래 통산 3홈런. 1년에 1번 칠까말까 한 홈런이 이렇게 극적인 타이밍에 나올 줄이야.
김지찬의 결승 3점포가 삼성 라이온즈에 3연승의 기쁨을 안겼다. 선발 원태인에겐 시즌 첫 승을 선물했다.
삼성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김지찬의 역전 결승 3점홈런을 앞세워 8대1로 승리했다.
이날 부산 사직구장은 화요일임에도 1만5076명의 관중들이 찾아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클래식시리즈'로 진행된 이번 시리즈에선 5회를 마친 뒤 양팀 팬이 하나된 마음으로 '엘도라도', '부산갈매기'를 합창하는 장관도 연출됐다.
롯데는 1회말 1사 2,3루에서 전준우의 유격수 땅볼로 뽑은 1점 리드를 끈질기게 지키고 있었다. 롯데 선발 나균안은 여러차례 위기를 잘 넘기며 리드를 이어갔다.
앞서 7일 광주 KIA전에서 KIA 이우성의 타구를 처리하다 가벼운 어깨 타박상을 입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김지찬을 선발에서 제외했다가, 6회초 1사 1,2루 결정적 찬스에 내밀었다.
기대하지 않았던 홈런이 터졌다. 김지찬은 2020년 데뷔 이래 2020, 2021, 2023년 각각 1개씩의 홈런을 친 선수다. 2022년처럼 1년 내내 한개도 치지 못한 시즌도 있었다. 그 순간이 롯데에겐 불행하게도 딱 이날이었다. 김지찬은 나균안의 초구 143㎞ 가운데 낮은 직구를 그대로 통타, 오른쪽 담장 110m 너머로 날려보냈다. 국내 최대 6m 높이의 '사직몬스터'도 김지찬의 홈런을 막지 못했다.
삼성은 이후 김헌곤의 투런포로 2점을 추가했고, 9회초 3점을 더 내면서 완승을 거뒀다.
경기 후 만난 김지찬은 밝게 웃는 얼굴이었다. 그는 "홈런보단 팀의 승리에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싶다"고 했다.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그를 대선배 강민호가 업어주는 모습도 포착됐다. 김지찬은 '업어준 거냐, 업힌 거냐'는 질문에 "둘 다다. 민호형이 그냥 제 앞에 이렇게 계셔서…(자연스럽게)"라며 웃었다.
"1년에 하나 치는 걸로 기억하는데, 이렇게 중요한 상황에서, 빠른 공에 늦지 말자는 생각으로 들어갔는데 다행히 타이밍이 잘 맞았다. 뛰면서 넘어가라 넘어가라 했는데, 사직 펜스가 워낙 높지 않나. 다행히공이 그라운드로 안 들어오더라."
원태인은 사실 득점 지원을 많이 받는 선수는 아니다. 이를 예감했을까. 원태인은 앞서 광주에서 김지찬에게 장어를 샀다. 홈런 치고 돌아온 김지찬은 원태인에게 달려가 "밥값 했습니다" 외쳤다는 후문.
한살, 입단 1년 차이의 두 선수다. 데뷔초 실책을 했을 ??도 원태인이 안아주며 위로해주곤 했다.
김지찬은 "다른 형들도 절대 뭐라 안한다. 더 자신있게 하라고 얘기해준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한다"고 강조했다.
2루와 유격수를 보다가 올해는 중견수로 뛰고 있다. 하지만 타격감이 매섭다.
김지찬은 "처음엔 익숙하지 않았지만 이젠 편해졌다. 익숙해지는 과정"이라며 웃었다.
어깨 부상은 심각한 건 아니라고. 김지찬은 "경기 후반엔 언제든 나갈 수 있겠다 싶어 준비하고 있었다"며 의지를 다졌다.
"신인 때부터 대타 많이 나갔어서 준비하는데 문제 없었다. 평소에도 대타로 나가면 스윙이 직구에 늦는 느낌이 있어서, 늦지 말자는 생각 뿐이었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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