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사상 초유 5년 연속 20홀드에 도전하는 남자. 데뷔 12년차에 생애 첫 FA를 앞두고 있다.
항상 긍정적인 미소를 잃지 않던 구승민이 최악의 부진에 직면했다. 개막 후 6경기 연속 난타. 단 2⅔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자책점이 9점이나 된다. 평균자책점이 30.38에 달한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마지막까지 고민했다. 140㎞대 중반까지 나오는 직구 구속도 괜찮았고, 몸상태에도 이상이 없었다. 시즌초 팀이 흔들리는 상황, 컨디션이 안 좋다는 이유로 불펜 핵심투수를 2군에 보내기엔 망설임이 적지 않았다.
10일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태형 감독은 고민 끝 결단을 내렸다.
전날 나균안이 좋지 않은 모습을 보고도 '이번만 막아달라'는 마음으로 지켜보다 교체 타이밍을 놓쳤다는 것. 그는 "난 원래 '이번만'이 없다. 안 좋으면 바꾸는 게 맞다. 내 잘못 때문에 졌다"고 단언했다. 앞으로는 달라지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런 마음가짐이 이날 엔트리 변경으로 드러났다. 구승민과 한현희를 1군에서 말소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들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투수조장도 역임한 구승민의 존재감은 경기 외적으로도 작지 않았다.
하지만 매 경기 부진이 선을 넘었다. 결국 사령탑도 결단을 내렸다. "머리 좀 식히고 오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날 롯데는 연장 10회 혈투 끝에 삼성에 7대10으로 패했다. 결과적으로 왜 김태형 감독이 끝까지 고민했는지를 보여준 결과였다. 선발 윌커슨이 흔들리며 5이닝 만에 교체된 상황. 베테랑 김상수가 부진했고, 조기 등판한 김원중이 동점을 허용하자 이기기 힘든 경기가 돼버렸다.
FA 노진혁과 유강남은 부진하지만, 다양하게 준비한 옵션들이 조금씩 역할을 해주면서 타선은 살아나는 모양새다. 특히 최항, 손호영 등의 활약이 눈에 띈다.
정작 마운드가 흔들리는 게 더 큰 문제다. 신인 전미르가 졸지에 필승조를 떠맡은 모양새. 롯데가 7년 만의 가을야구를 하려면, 마운드는 당초 계산했던 대로 안정적으로 굴러가야 한다. 구승민의 부활이 절실한 이유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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