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시즌 전 경기의 절반 이상인 73경기에 등판. 올 시즌도 팀의 20경기중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96을 기록 중(15일 현재)인 투수가 있다.
9이닝 당 탈삼진수는 12.54.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높은 확률로 삼진을 잡는다. 그런 투수라면 전성기를 맞이한 20대 후반을 상상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 SSG 랜더스의 41세 베테랑 투수 고효준이다.
15일 현재 8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중인 고효준이 좋은 성적을 내는 이유 중 하나는 안정된 제구다. 직구, 커브 등을 포수가 요구하는 코스로 뿌린다. 커브가 손에서 빠지는 날에는 포수 이지영이 슬라이더 사인을 내고 고효준도 그에 맞춰 좋은 호흡을 보여준다.
그런 모습을 보면 고효준은 고참답게 이미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에 적응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고효준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코너 쪽을 노린다는 생각은 많이 안하고 가운데에 던지려고 하고 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공을 던지고 하다 보니까 ABS 라인에 걸치는 느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ABS존이 구장마다 다른 느낌도 있습니다. 일단 각 구장에서 던져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효준은 ABS에 대해 "ABS는 아직 확정되지 않는 것 같아서 오락 게임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집중하다 보니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게임을 하는 것처럼 재미있다는 느낌도 들어요"라고 했다.
'게임', '재미있다' 라는 말만 들으면 가볍게 생각한다는 착각을 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사실 고효준은 마운드에서 가끔 미소를 보일 때 도 있고, 즐기고 있다는 말이 잘 어울리기도 하는데 마음 깊은 곳에서는 다른 의식을 갖고 있었다.
"이 공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고 많이 생각합니다. 공 하나에 절실함을 느끼고 항상 한국시리즈라고 생각하고 던지고 있어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올 시즌부터 KBO리그 구장에는 피치클락을 위한 타이머가 설치되고 있다. 숫자가 하나씩 줄어들어 가는 걸 보면서 고효준의 "이 공이 마지막이다" 라는 말을 생각나면 긴박감이 높아진다. 그런데 고효준의 진짜 마지막은 아직은 멀리 있다. 강하고 부드러운 몸으로 40대라는 사실을 잊게 하는 고효준이 올 시즌 몇 경기를 던질 지, 몇 개 삼진을 잡을지 궁금해진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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