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내가 이기면 팀이 연승을 하더라."
안경에이스의 자부심이 롯데 자이언츠에게 승리를 안겼다.
롯데는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에서 6대3으로 승리했다.
6⅔이닝 2실점으로 역투한 박세웅의 존재감이 눈부셨다. 1회 전준우의 2타점 적시타가 결승타로 기록됐다. 한때 2-4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7회말 정훈의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를 마무리지은 김원중의 KKK(낫아웃 포함)도 인상적이었다.
김태형 감독도 "선발 박세웅의 호투로 경기를 잘 풀어갈 수 있었다. 이어 나온 전미르, 김원중도 잘 던져줬다"며 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만난 박세웅은 "우리 팀이 이겨서 너무 좋다. 연패로 빠지지 않아 다행이다. 기분좋은 결과"라며 활짝 웃었다.
하지만 곧바로 반성 모드에 돌입했다. 이날 박세웅은 6회 2사 1,2루에서 마운드를 신인 전미르에게 넘겼다. SSG의 다음타자 최정은 좌중간으로 시원한 타구를 쏘아보냈지만, 롯데 중견수 윤동희가 잘 따라붙어 잡아냈다. 박세웅은 더그아웃 밖으로 달려나와 전미르와 야수들을 축하하고 격려했다.
박세웅은 "내가 깔끔하게 막고 다음 투수에게 부담없이 넘겨줬어야하는데, 그래야 우리 팀에 플러스가 됐을 텐데"라며 속상해했다. 전미르가 다음 이닝에 1실점하며 흔들렸고, 결과적으로 마무리 김원중도 멀티이닝(1⅓이닝)을 소화했기 때문. 지나가던 주형광 투수코치도 "네가 좀더 잘 던졌어야한다"며 농반진반의 질책을 던졌다.
전날 롯데는 7대12로 역전패했다. 필승조가 총동원됐지만, 최정의 468호 홈런을 시작으로 분위기를 바꾼 SSG의 난타를 막지 못했다.
때문에 경기전 김태형 감독은 "박세웅의 어깨가 무겁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세웅은 '안경에이스'답게 106구를 던지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따.
"우리 필승조가 힘든 경기를 했다. 그럴수록 선발투수는 책임감을 가져야한다. 7회를 마무리하고 내려오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크다."
올시즌 슬라이더의 예리함이 남다르다. 지난 18일 팀의 8연패를 끊어낸 선발이 박세웅이었다. 이후 롯데는 상승세를 탔다. 박세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연패를 끊었을 때 정말 기분좋았다. 내가 이기면 팀이 연승을 한다는 좋은 기억이 있다"며 상승세를 예감했다.
19세 신인임에도 팀의 필승조로 떠오른 전미르를 격려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박세웅은 "내가 남겨놓은 주자를 (전)미르가 잘 막아줘서 고맙다는 얘기를 했다"면서 "신인이라서, 어려운 자리라서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좋은 기회가 왔다는 마음으로 잘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배터리를 이룬 정보근과 함께 김태형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있었다. 박세웅은 "한유섬 선수를 상대하는 볼배합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셨다. 나로선 숙제가 하나 생겼다"고 돌아봤다.
"2017년에도 승패마진이 마이너스였는데, 결국 우리가 가을야구를 했다. 다른 팀도 하는데 우리라고 못할 것 없다. 아직 4월이다. 언제든지 올라갈 수 있다고 믿는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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