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시범경기를 달궜던 특급유망주가 생애 첫 홈런을 뜻밖의 대기록으로 연결했다.
텍사스 레인저스는 29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의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신시내티레즈전에서 생애 첫 홈런을 기록한 와이어트 랭포드(23)의 2타점 활약을 앞세워 4대3으로 승리했다.
랭포드는 지난해 텍사스의 드래프트 1픽(전체 4순위)이었다. 플로리다대학 시절 홈런 26개로 리그 최다 홈런 타이기록을 기록했던 그다.
프로 입성 후에도 단 1년만에 루키, 싱글A, 더블A, 트리플A를 차례로 박살냈다. 이 과정에서 홈런 10개를 쏘아올리며 장타력도 확실하게 인증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타율 3할6푼5리 6홈런 2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37의 맹타를 휘두르며 애리조나 캑터스리그 홈런, 타점왕을 차지했다.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말 그대로 뜨거운 한 해를 예고했다,
하지만 빅리그의 벽은 만만찮았다. 전날까리 랭포드는 타율 2할4푼5리(86타수 20안타) OPS 0.652에 그쳤다. 특히 기대했던 홈런이 하나도 없었다. 시즌초 텍사스 팬들을 가장 놀라게 한 일 중 하나다.
드디어 갈증을 깼다. 예상과는 달리 인사이드 파크 홈런(장내홈런)이었다.
랭포드는 아돌리스 가르시아의 선제 투런포로 텍사스가 2-0으로 앞선 1회말, 2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신시내티 선발 앤드류 애보트를 상대로 풀카운트까지 끈질기게 버틴 랭포드는 8구째를 받아쳤다. 타구 속도는 163.2㎞, 우측 펜스를 직격한 뒤 엉뚱한 곳으로 튀었다.
랭포드의 스피드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그가 홈으로 돌아오기까지 필요한 시간은 단 15.18초였다. MLB닷컴은 '머리에 불이 붙은 것처럼 달렸다'고 표현했고, 스탯캐스트는 올시즌 엘리 데라크루즈(신시내티)와 조나탄 클라세(시애틀 매리너스) 다음으로 빠른 속도였다고 전했다.
경기 후 랭포드는 "첫 홈런을 치는게 문제였다고 본다. 좀 이상한 방식이었지만, 이제 첫 홈런을 기록했으니 앞으로 일이 잘 풀릴 것 같다"며 웃었다.
엘리아스스포츠는 최근 30년 사이 랭포드가 데뷔 첫 안타를 내야안타, 첫 홈런을 인사이드파크 홈런으로 기록한 첫 선수라고 전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기대받던 거포의 포텐 대신 첫 안타도, 첫 홈런도 발로 만들어낸 것.
특히 랭포드의 부진 이유 중 하나는 '신인 길들이기'에 가까운 심판들의 볼판정이다. 시즌초 랭포드가 받은 볼판정은 ABS(자동볼판정 시스템) 도입 논의로 시끄러운 메이저리그의 시즌초 대표적인 오심 사례로도 꼽힌다.
랭포드는 지난 13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 4회, 7-1로 앞선 1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하지만 볼카운트 0B2S에서 바깥쪽으로 빠진 볼 3개가 잇따라 스트라이크 콜을 받으며 삼진으로 물러났다. 악명높은 앙헬 에르난데스 심판이었다. 앞선 타석에서 적시타를 쳤기에 더욱 아쉬운 삼진이었다.
브루스 보치 텍사스 감독은 초반 부진에도 랭포드를 좌익수와 지명타자로 두루 기용하며 기회를 주고 있다. 보치 감독은 "드디어 랭포드가 홈런을 쳤다. 재능은 말할 것도 없는 선수다. 스스로의 벽을 깨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뻐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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