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개월간 대형 건설사 중 최다 하자를 기록했던 현대엔지니어링이 또다시 하자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는 전남 무안군의 '힐스테이트 오룡'에서 발생했다. 힐스테이트 오룡은 오룡2지구에 2개 단지 830가구 규모로 지어지는 단지로, 준공예정일은 오는 31일이다. 무안에 처음으로 지어지는 힐스테이트라 기대가 컸지만 이번 논란으로 입주예정자들의 실망은 극에 달하고 있다.
휜 외벽 세대당 하자 100건…지자체 민원 폭주
9일 무안군과 현대엔지니어링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 현장에 대한 안전진단이 지난 8일부터 시작됐다. 전남도도 이날부터 전남도 아파트 품질점검단을 현장에 투입해 하자 파악에 나섰다. 힐스테이트 오룡 관련 입주민들의 불만과 민원이 끊이질 않으면서 지방자치단체가 일찍이 현장 조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무안군 홈페이지에는 9일 현재 힐스테이트 오룡 관련 민원글이 100건 넘게 올라온 상태다.
품질점검단에는 분야별 전문가 12명과 입주예정자가 참여했으며 지자체는 점검 결과를 토대로 시공사 측에 하자 보수 등 관련 절차를 요구할 예정이다. 군은 입주민의 안전을 위협할 정도로 중대 하자를 발견할 시 준공 승인을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역대급 하자 나온 신축 아파트'라는 글이 올라오면서부터다. 해당 글에는 육안으로 봐도 사선으로 휘어 있는 아파트 외벽의 모습이 담겼다. 이로 인해 입주예정자들은 아파트가 설계와 맞지 않은 부실시공으로 붕괴하는 것은 아닌지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다른 사진에는 세대 내 벽이 휘어있고, 바닥 수평이 맞지 않는 모습, 공용부의 바닥과 콘크리트 골조가 휘어진 모습,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엘리베이터 층수 안내판, 인부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부적절한 벽 낙서, 부서진 계단 타일 등의 모습이 담겼다. 이 아파트에 접수된 하자는 세대당 평균 100건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전체 하자 건수는 6만건에 이른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힐스테이트가 아니고 휠스테이트 였나", "철거수준이네 철거도 저것보다 상태 좋겠다", "몇억이나 주고 들어가는데 저따위"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힐스테이트 브랜드값 온데간데…이게 정말 대형 건설사?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기준 시공 능력 평가 순위에서 4위를 기록한 대형 건설사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운영하는 아파트 브랜드 힐스테이트에 대한 소비자들의 눈높이도 높은 만큼 이번 하자 사태는 사실상 힐스테이트란 이름에 먹칠을 했다는 지적이다. 힐스테이트는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발표하는 아파트 브랜드 평판 조사에서 지난 2019년부터 지난달까지 60개월가량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설계와 다르게 외벽이 지어진 것에 대해 잘못은 인정하면서도 안전상의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저층부와 고층부에 약간의 단차가 있어서 튀어나온 부분을 손보면서 사선이 된 것"이라며 "이 부분을 휘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인데 구조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입주민들도 아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자 조치 계획서를 군에 제출했고, 이에 따라 조치에 최선을 다해 입주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 하심위 대형사 하자 판정 1위 '현대엔지니어링'
일각에서는 이같은 현대엔지니어링의 하자 논란은 예견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교통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최근 6개월간 하자 판정 건수 상위 20개 사를 조사한 결과, 대형 건설사 중 1위가 현대엔지니어링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 기간 109건의 세부 하자 판정을 받아 대형 건설사 중에서는 독보적인 1위를 기록했다. 2위인 대우건설(52건)의 배를 넘는 수치다.
이와 관련해서 현대엔지니어링은 특정 단지에서 경미한 하자가 대량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통계가 부풀려진 면이 없지 않다고 주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한 개 단지에서 창틀 등에 경미한 하자가 대량으로 접수되면서 (통계에) 많이 잡힌 것"이라고 말했다.
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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