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대형 크루즈 여객선이 멸종 위기종 고래와 충돌, 숨지게 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고래 사체는 여객선이 항구에 정박하고 나서야 발견됐다.
CBS뉴스와 뉴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4일(현지시각)오전 MSC 크루즈 소속의 'MSC 메라빌리아 호'가 뉴욕 브루클린 항구에 정박할 때 고래 사체가 선박 아래쪽에서 발견됐다.
MSC 메라빌리아 호는 약 5700명이 승선할 수 있으며 총 무게 17만1600톤에 높이는 약 65m인 대형 크루즈 여객선으로, 뉴잉글랜드를 출발해 캐나다로 향하다가 브루클린 항구에 잠시 입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죽은 채 발견된 고래는 길이 약 13.5m의 성체 암컷 긴수염고래로 판명됐다.
고래 사체는 뉴저지주 샌디 훅으로 옮겨져 1차 부검 조사를 마쳤다.
숨진 원인에 대해 크루즈와의 충돌 가능성이 제기됐다. 죽어 있는 상태에서 충돌해 끌려온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 국립 해양대기청 수산국(NOAA)의 안드레아 고메즈 대변인은 "고래가 충돌 전에 이미 죽어 있었는지 여부를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서양 해양 보존 협회의 설립자이자 수석 과학자인 롭 디지오반니는 "선박과의 상호 작용으로 인해 사망한 것이 확실하다"며 충돌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고래의 위 내부에서 비교적 신선한 먹이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숨진 후 충돌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사체의 부패가 심한 것에 대해 그는 "부패 정도로 사망 시점을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며 "수온이 높은 경우에는 며칠 만에 부패 과정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이러한 사고가 드문 경우는 아니다. 고래가 선박과 충돌 후 바다 밑바닥으로 가라앉을 수도 있기 때문에 충돌 사고가 얼마나 자주 발생하는지 파악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크루즈 선박이 워낙 크기 때문에 선원이나 승객이 충돌을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포유류도 개미처럼 보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립 해양대기청 수산국은 "보다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미국 동부 해안을 운항하는 배들은 속도를 줄이고 경계를 유지하며 죽거나 다친 고래를 발견하면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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