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책임감이라고 해야 할까.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햄스트링 부상을 참고 출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경기가 끝난 뒤 오타니의 부상 사실을 인정했다.
오타니는 2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4타수 1안타 3삼진을 기록했다.
오타니의 부상이 노출된 것은 6회초 공격에서 3루타를 치고 난 직후다. 1사후 신시내티 선발 헌터 그린의 3구째 87.3마일 한가운데로 떨어지는 스플리터를 잡아당겨 1루 베이스를 맞고 우측 라인으로 흐르는 3루타를 터뜨린 오타니는 전력을 다해 질주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2루를 돌아 3루로 달려가던 오타니는 다리를 내미는 슬라이딩으로 세이프됐다. 타구가 베이스를 맞고 속도가 줄어 파울지역 펜스 아래를 타고 흐르면서 상대의 중계가 지연되는 사이 오타니는 1루와 2루를 돌아 3루로 내달렸는데, 어딘가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베이스를 맞은 타구 속도가 느려 3루타가 됐을 뿐이었다.
FOX스포츠 해설위원인 존 스몰츠는 오타니의 베이스러닝에 대해 "오타니가 2루를 통과한 뒤 계속해서 뛰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간발의 차로 세이프됐다"고 했다. 전력 질주가 아니었다는 뜻이다.
캐스터 조 데이비스는 "좀 이상하다. 야구 역사상 가장 타고난 감각을 갖고 있는 그가 그 정도의 주력으로도 안전하게 세이프될 것을 알고 있었거나, 아니면 3루까지 가는 과정을 보니 뭔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즉 다리에 뭔가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는 얘기다.
경기 후 로버츠 감독은 "햄스트링 부상에 현명하게 대처하라고 오타니에 일러뒀다. (3루타를 쳤을 때)2루까지 뛰는 모습으로 보였는데, 공이 내야까지 중계가 오지 않아 그는 계속 달렸다. 햄스트링을 관리하는 것은 본인 스스로다"며 "그래도 어제보다 오늘 상태가 더 좋다. 더 악화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오타니가 다친 것은 지난 1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와의 홈경기다. 1회말 1사후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오타니는 프레디 프리먼 타석에서 상대 좌완 선발 브렌트 수터가 견제할 때 1루로 되돌아가다 공에 왼쪽 허벅지를 맞았다.
오타니는 인상을 찌푸리며 통증이 가볍지 않다는 걸 알렸지만, 이후 별다른 문제없이 경기를 소화했다. 그리고 이날 신시내티전까지 경기에 빠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중도에 교체되지도 않았다.
근육이 파열되거나 뻐근함이 심해졌다면 부상자 명단에 올랐거나 며칠 휴식을 취했을텐데, 오타니는 스스로 관리 가능하다고 보고 출전을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날 3루타를 치고 달리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는 게 언론에 노출되면서 로버츠 감독이 부상 사실을 직접 공개한 것이다. 현지 언론들은 로버츠 감독의 표현에 따라 오타니의 햄스트링 부상을 '단순 타박상(contusion)'으로 표현하고 있다.
오타니가 휴식을 취할 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본인이 출전의지를 강하게 내비친다면 27일 신시내티전에 출전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이런 가운데 오타니는 공격 주요 부문서 1위 자리를 대거 빼앗겼다.
타율 0.338(207타수 70안타)로 양 리그를 합쳐 타격 1위는 가까스로 지켰지만, OPS(1.034), 안타(70), 장타율(0.628) 부문서는 1위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4게임 연속 아치로 시즌 17홈런을 마크한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홈런 공동 1위, OPS(1.050)와 장타율(0.637) 1위에 올랐고, 샌디에이고 리드오프 루이스 아라에즈가 73안타로 최다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햄스트링 부상이 앞으로 오타니 타격에 어떤 영향을 더 줄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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