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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든 일에는 '예외'가 있는 법. 아주 가끔은 선수가 팀보다 위대하게 여겨지는 경우도 있다. 바로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세계 최고의 선수로 군림했던 지네딘 지단이 세리에A 유벤투스 시절에 바로 그랬다. 당시 지단의 위세가 얼마나 뛰어났는지, 팀 규칙을 어겨도 감독이 제재를 할 수 없었다. 팀 스태프와 선수들이 오히려 감독을 말릴 정도였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를 이끌고 있는 '위대한 명장'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직접 경험한 실화다. 안첼로티 감독이 과거 유벤투스 사령탑 시절 '선수 지단'의 위세에 눌린 충격적인 비화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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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지금으로부터 약 24~25년 전. 안첼로티 감독이 유벤투스 감독을 맡았던 시기(1999~2001)의 일화다. 사건이 벌어진 정확한 때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정황상 부임 첫 해인 1999~2000시즌의 일화일 가능성이 크다.
1992년 AC밀란에서 은퇴한 안첼로티는 곧바로 이탈리아 대표팀에서 코치로 경험을 쌓은 뒤 1995년 세리에B AC레지아나 감독으로 부임해 팀을 승격시켰다. 1996년에 세리에A 파르마에 부임해 2년을 보낸 뒤 드디어 1999년 유벤투스 지휘봉을 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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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스타들에게 경력이 짧은 안첼로티 감독의 말이 제대로 먹힐 리 없었다. 하지만 이제 막 40대에 들어선 혈기왕성한 안첼로티 감독의 패기도 만만치 않았다. 결국 팀의 간판스타인 지단과 기싸움을 벌이게 됐다.
하지만 버스는 움직이지 않았다. 감독의 지시보다 지단의 존재감이 더 컸기 때문이다. 그리고 경험이 적은 당시의 안첼로티는 지단의 팀내 위상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안첼로티 감독은 "운전기사는 겁에 질렸고, 차를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수비수 파올로 몬테로가 버스에서 내리더니 출발하자는 내게 '감독님은 이해를 못하고 있네요. 지주(지단) 없이 우린 아무 곳에도 가지 않아요'라고 답했다"며 황당했던 상황을 묘사했다.
감독의 권위라 크게 흔들리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운전기사나 몬테로에게 화를 내고 징계를 해도 이해될 법한 상황. 그러나 당시의 '젊은 안첼로티'는 다른 선택을 했다. 선수들의 룰을 따르기로 한 것. 안첼로티는 "그때의 나는 '그래, 이건 들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단이 올 때까지 모두 기다렸다"고 털어놨다.
한편, 안첼로티 감독은 2023~2024시즌 레알 마드리드를 다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정상에 올려놓는 동시에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이끌었다. 개인통산 6번째 챔스 결승무대다. 상대는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 6월 2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여기서 우승하면 안첼로티 감독은 통산 5번째 '빅이어(UCL 우승컵)'를 들어 올리게 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