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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주'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 병사와 오늘을 지키기 위해 북한 병사를 쫓는 보위부 장교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 작품이다. 비무장지대, 철책 반대편의 삶을 향해 생사의 선을 넘어 질주하는 북한군과 그를 막아야 하는 북한 장교 사이에 벌어지는 팽팽한 추격전을 전면에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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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나는 모든 영화를 연출할 때 관객과의 소통을 가장 큰 기준으로 삼는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도 관객의 사랑을 많이 받았지만 몇몇 관객은 끝이 아쉽다는 평을 들었다. 그래서 이번엔 끝을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잡았다. 내가 왜 영화를 만드는가에 대해 생각했을 때 영화들을 보면서 위로를 받기도 하고. 힘을 내볼 수 있었던 기억으로 만드는 것 같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도 그렇고 '탈주'도 한번 어긋나 아웃사이더로 살아가는 게 아니라 나의 의지를 가지고 개인이 해볼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남들이 볼 때 변화가 없을지언정 내가 봤을 때 '옳았어' '좋았어' 하는 것을 담고 싶었다. '탈주'의 주인공 규남(이제훈)도 탈북이 고민 많았겠지만 그걸 실행했을 때 두려움과 불안 속 쾌감이 있었을 것이다. 가능성도 봤을 것이다. 그런 감정은 누구에게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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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탈주'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단 한 번도 '힘들다' 티를 안 냈다. 단편적인 예로 '탈주'에서 정말 짧게 이제훈의 전신탈의 장면이 나온다. 그 장면은 관객을 위한 이제훈의 팬서비스가 아니라 임규남이라는 인간의 발가벗겨진 나체를 드러내는 장면이었다. 처음엔 감독으로서 '이제훈이 벗을까?' 싶었는데 예전에 이제훈과 작품을 함께 한 촬영감독이 내게 '이제훈은 벗고 안 벗고가 문제가 아니다. 자본주의 몸이 문제다'라는 의외의 답을 주더라. 임규남은 단백질을 먹지 못한 고된 노동으로 만들어진 마른 근육의 몸이었다. 그런데 '자본주의 몸'이라고 하니 일단 이제훈에게 '자본주의 몸이라면서? 마른 근육 만들 수 있냐?'고 물었다. 단백질을 먹지 않은 마른 근육을 원했는데 어느날 촬영장에 왔더니 그 몸을 만들어 왔더라. 내가 요청하고 약 두, 세달 만에 그 몸을 만들어온 이제훈이었다. 힘들다는 내색도 없었다"며 "그렇게 촬영한 전신탈의 장면은 정말 과시용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이 사람의 발가벗겨진 상황과 느낌이 중요했다. 길게 보여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배우를 상업적으로 이용한 것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소신을 전했다.
이어 "이제훈이 '탈주'를 하면서 안쓰러운 순간이 많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오히려 안쓰러운 짓을 하고 돌아온 사람을 회피하고 못 본 척 하면서 '할 만 하지 않냐?' 말 하기도 했다. 그런 내게 이제훈은 '죽어라 뛰어도 자세가 안 나온다'며 다시 뛰더라. 이제훈은 늘 '해볼게요' 한다. 그리고 항상 해낸다"며 "청룡영화상에서 구교환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도 뒤늦게 봤는데 그 장면을 보며 '어떻게 저렇게 예쁜 짓을 했지?' 싶더라"고 애정을 쏟았다.
구교환에 대해서도 이종필 감독은 "구교환은 참 이상하다. 그 이상함은 잘 봐야 하는데, 그가 보여준 이상함은 늘 본질을 건드린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구교환은 캐릭터 자체나 연기를 낯설게 보려고 노력하는 게 아닐까 싶다. 리현상은 연기가 정형화 되면 재미가 없어지는 캐릭터다. 그런 연기면 뻔한 추격자가 된다"며 "사실 우리가 만든 '탈주'의 추격자는 단순했다. 그저 임규남과 과거의 인연이 있는 단순한 추격자였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리현상 캐릭터는 캐스팅이 잘 안 됐다. 이제훈으로부터 구교환이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캐릭터를 더 개발하게 됐다. 아주 오래전 구교환을 알고는 있었다. 당시 위닝 일레븐이라는 게임이 유행이었는데 구교환이 잘 한다는 소문을 듣고 만나서 같이 게임을 했다. 신촌에서 만나서 게임을 했는데 구교환이 정말 잘하더라. 내가 대패했고 구교환이 내 어깨를 토닥이며 헤어진 사이였다. 그때는 구교환이 게임을 너무 잘해서 싫어했다"고 웃었다.
이어 "게임을 하던 그 인연으로 '탈주' 캐스팅을 하기 애매했다. 정공법으로 캐스팅을 하고 싶었고 그래서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리현상을 입체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빼야 했다. 다만 뺀 만큼 여지를 녹여내면서 틈을 메꾸고 싶었다. 실제로 구교환에게 툭툭 던지는 디렉션을 줬는데 그걸 센스있게 잘 받아 지금의 리현상을 만들었다"고 감탄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