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메이저리그 역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을스타전에서 투수로 승리, 타자로 홈런을 기록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오타니는 17일(이하 한국시각)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제94회 올스타전에서 홈런을 포함해 2타수 1안타 3타점 1득점 1볼넷의 맹활약을 펼쳤다.
오타니가 홈런를 터뜨린 것은 0-0의 균형이 이어지던 3회초.
내셔널리그(NL)는 3회 선두 주릭슨 프로파(샌디에이고)의 우전안타, 케텔 마르테(애리조나)의 2루수 실책 출루로 무사 1,2루 찬스를 맞았다. 1회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고른 뒤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오른쪽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스리런포를 터뜨렸다.
아메리칸리그(AL) 3번째 투수 태너 하우크(보스턴)를 상대로 투볼에서 3구째 88.7마일 스플리터가 한복판으로 떨어지자 그대로 끌어당겨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스탯캐스트는 이 홈런을 발사각 29도, 타구속도 103.7마일, 비거리 400피트(122m)로 측정했다.
오타니의 생애 첫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홈런이다. 2021년 첫 참가 이후 4경기, 8타석 만에 나왔다.
그런데 오타니는 2021년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바 있다. 당시 AL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는 1회말 1이닝 동안 3타자를 맞아 무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지고 교체됐는데, AL이 2회초 마커스 시미엔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은 뒤 리드를 끝까지 지켜 1회에 던진 오타니에게 승리가 주어졌다.
AL은 5대2로 승리했다. 올스타전은 정규시즌처럼 선발투수가 5이닝을 채워야 승리투수 자격이 생긴다는 규정이 없다.
이날 경기 후 오타니는 "지금까지 대체적으로 올스타전에서 공을 그렇게 잘 치지는 못했다. 오늘 좋은 타구를 날려 비로소 마음을 놓게 된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오타니의 이 홈런은 다저스 선수로는 올스타전 역대 10호이며, 1996년 베테란스스타디움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마이크 피아자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찰스 내기로부터 2회말에 빼앗은 좌월 솔로홈런 이후 28년 만에 나온 것이다.
일본인 선수로는 2007년 시애틀 매리너스 스즈키 이치로 이후 역대 2호 올스타전 홈런이다. 이치로는 그해 AT&T파크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5회초 크리스 영으로부터 인사이드 더파크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오타니는 앞서 올스타 팬 투표에서 NL 지명타자로 뽑혀 역대 최초로 4년 연속 올스타전에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한 선수가 됐다.
오타니에게 홈런을 얻어맞은 하우크는 "좋은 타자가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스윙에 있어서 결점이 많아 보이지 않는다. 투수가 살 수 있는 일은 자기 공을 제대로 가능한 잘 던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우크는 "아마도 조금 낮게 혹은 바깥쪽으로 던져야 했을 것이다. 내가 맞은 안타는 모두 타자들이 잘 쳤다고 생각하는데, 타자가 최선을 다해 치면 쉽게 아웃시킬 수는 없다. 라인업 9명 중 톱클래스 1~2명을 상대로는 좀더 정교하게 잘 던져야 한다"고 했다.
하우크는 3회 1이닝 동안 홈런을 포함해 4안타를 내주고 3실점해 패전을 안을 뻔했지만, AL 타자들이 이후 전세를 뒤집었다. 생애 첫 올스타전에 출전한 하우크는 전반기에 19경기에 선발등판해 117이닝을 던져 8승6패, 평균자책점 2.54, 112탈삼진을 기록했다. AL 사이영상 후보 중 한 명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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