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3할 타자를 굳이 바꾼 이유가 있었다. 5할 타자가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7월 23일 3할 타자 헨리 라모스를 퇴출하고, 새 외국인 타자 제러드 영을 영입했다. 라모스의 성적이 100점이라고는 못해도, 아주 최악으로 부진한 것은 아니었다. 라모스는 80경기에서 타율 3할5리 10홈런 48타점을 기록했다. 타격 순위 최상위권은 아니어도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타자로서는 준수한 성적이었다.
그러나 두산은 결단을 내렸다. 태도 면에서도 몇차례 구설에 올랐던 라모스를 전격 교체하고, 타선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타자를 영입했다. 승부수였다. 라모스가 표면상 3할 타자이긴 했지만, 영양가가 빼어난 타자라고 보기는 힘들었다. 그 선택이 바로 제러드였다.
7월 30일 광주 KIA 타이거즈 원정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 제러드는 이?날 6타수 5안타(2홈런) 8타점이라는 믿기지 않는 타격 성적으로 팀의 30대6 대승을 이끌었다. 이후로도 페이스가 꾸준하다.
KIA전 이후 잠잠하던 홈런포를 최근 4경기 연속 가동했다. 지난 8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1회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쳤고, 9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6회초 문승원을 상대로 솔로 홈런, 10일 SSG전에서 다시 5회초 김광현을 상대로 2-5에서 4-5를 만드는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홈런포는 11일에도 멈추지 않았다. SSG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날인 이날 제러드는 3회초 상대 선발 오원석을 흔드는 솔로 홈런을 쏘아올렸다. 3-5으로 지던 두산이 1점 차로 추격하는 점수였다.
4경기 연속 홈런 기록으로 구단 타이 기록도 썼다. 종전 구단 기록은 전설적인 외국인 타자 타이론 우즈가 1998시즌에만 총 3번 달성한 4경기 연속이다. 제러드는 데뷔전을 치르고 2주도 되지 않아 우즈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다음 경기에서 5경기 연속 홈런을 치게 되면 구단 신기록이다.
이날 제러드는 5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시즌 타율을 4할6푼7리로 끌어올렸다. 아직 표본이 적지만 거의 5할에 육박하는 순도 높은 고타율을 유지 중이다. 무엇보다 반드시 점수가 필요할때 쳐주면서 타격 영양가가 높다.
두산 이승엽 감독도 제러드의 활약을 흐뭇하게 보고있다. 이 감독은 "변화구 뿐만 아니라 직구도 잘 친다. 굉장히 정교한 스윙을 가지고 있다. 맞는 면이 넓으면서도 머리가 많이 움직이지 않고 고정돼 있어 좋은 스윙을 할 수 있는 것 같다"면서 "볼을 잘 본다. 하이 패스트볼은 헛스윙도 많이 나와서 삼진도 있었는데, 이제는 적응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마이너리그에서도 4할 이상의 출루율을 기록한 타자라 안정감이 있다. 헛스윙이 많이 나왔지만, 경기하면서 처음보다 훨씬 더 좋아진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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