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로 내수경기가 침체하면서 가계소비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특히 20대 이하 청년들이 다른 연령층보다 더 굳게 지갑을 닫고 있는 모양새다.
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음식점을 포함한 소매판매액지수(불변지수)는 지난 7월 101.9(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 감소했다. 음식점 포함 소매판매지수는 상품소비에 가계 소비와 밀접한 외식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지수로서 실질소비의 동향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지수는 지난해 4월부터 16개월째 감소를 보이고 있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역대 최장기간이다.
이 같은 내수 부진의 배경에는 어려워진 가계 살림이 있다.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흑자액인 흑자율은 지난 2분기까지 8개 분기 연속 하락세에 있다. 처분가능소득은 소득에서 이자비용 등 비소비지출을 뺀 값을 말한다. 흑자액은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까지 차감한 값이다.
즉 흑자율의 감소는 '여윳돈'의 비중이 줄고 있다 것을 의미한다. 고금리·고물가 속에서 가계의 여윳돈이 줄며 악화한 가계소비가 내수 부진으로 이어지고, 다시 가계의 소득에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가계에서는 신용카드 이용도 자제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나 벌이가 마땅치 않은 청년층들이 다른 연령대보다 더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3~9일 국내 신용카드 이용 금액은 1년 전보다 0.8%(12주 이동평균) 증가하는 데 그쳤다.
주간 단위 신용카드 이용 금액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21년 1월 첫째 주 이후 최근까지 추세적으로 하락해왔다. 2021년 4~5월 10%를 웃돌았던 증가율은 점차 하락해 올해 4월 들어 마이너스로 전환했으며 이후 0~1%대를 유지하고 있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 이하의 증가율 하락이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20대 이하의 신용카드 이용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9.0% 줄었다. 같은 시기 30대(-0.3%)와 40대(-1.4%)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감소한 셈이다. 50대(+2.0%), 60대(+7.1%), 70대 이상(+15.3%) 등은 이용 금액이 1년 전보다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안정적이지 않은 20대 이하의 청년층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같이 부진한 내수로 경기상황은 좋지 않다.
통계청이 산출하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7월 98.4로 전달보다 0.6포인트(p) 하락했다. 5개월째 하락세로 수준 자체는 2021년 2월(98.2) 이후 3년 5개월 만의 최저치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100보다 아래면 경기가 추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표는 올해 2월(100.1) 이후 5개월째 100을 하회하고 있다.
정부는 수출 호조와 설비투자 증가 등을 근거로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내수에서 부문별로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어 이를 보강하겠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국정브리핑에서 "우리 경제가 살아나고 있고 앞으로 더 크게 도약할 것"이라며 "성장의 과실이 국민의 삶에 더 빨리 확산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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