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9는 현재 구입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3열 시트가 달린 대형 전기 SUV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모터원이 EV9을 시승하고 장단점을 비교했다.모터원은 장점으로 고전압 아키텍처 덕분에 빠르게 충전이 가능하고 7명이 타도 매우 편안한 공간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몇 가지 단점도 지적했다. 우선 고속 주행 승차감은 개선이 필요하고, 충전은 빠르지만 몇 가지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언급했다. 실내는 편의 시설이 가득하지만 외관과 디스플레이 UI에서 프리미엄 요소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EV9 풀옵션 7만8,430달러(약 1억원) 가격에 감안하면 몇 년 후에 개선을 거쳐 나올 페이스리프트를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그만큼 매력도 있지만 단점도 명확하다는 얘기다. 미국에서 EV9 가격은 5만6,395달러(약 7600만원)부터 시작한다.
다음은 모터원이 EV9으로 1600km를 시승한 뒤 평가한 내용을 정리했다. EV9으로 주행하는 동안 네 번 충전을 했다. 그 가운데 세 번은 충전이 끝난 뒤 D이나 R로 전환하지 못한 낭패도 경험했다.
처음 배터리가 과열돼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기아 측의 설명을 들으면서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결과적으로 설계 오류에 해당한 것으로 보인다.
충전하는 동안 에어컨을 켠 채 동안 차내에 대기했다. 충전을 끝내고 플러그를 뽑자마자 대시보드에 빨간색 배터리 경고 아이콘이 나타났다. 일반 차량의 12볼트 배터리에 오류가 있는 경고와 비슷했다.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에서는 어떤 경고인지 알려주지 않았다. 아울러 드라이브나 후진으로 기어를 바꿀 수도 없었다. 차량 시동 버튼을 여러 번 온오프 한 뒤에야 제대로 작동이 가능했다. 에어컨을 켜놓고 충전할 때마다 매번 약 5분 동안 오작동 때문에 짜증이 났다.
이에 대해 기아 담당자는 “충전하는 동안 차량 시스템(에어컨, 인포테인먼트 등)을 사용하면 ‘액세서리 모드’로 전환돼 충전 이후 D나 R로 전환할 수 없게 된다”며 “브레이크 페달을 한 번 더 밟으면 이 모드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제대로 작동이 불가능했다. 결국 EV9를 충전하는 경우 시동을 끄고 차내에 탑승하지 않은 상태라야 가능했다.
다른 단점은 비교적 사소했다. 센터 디스플레이의 주요 기능은 대시보드에 있는 일련의 정전식 버튼을 통해 접근할 수 있다. 문제는 이 버튼을 강하게 눌러야 작동했다. 버튼이 내장된 단단한 플라스틱 느낌과 반응 소리가 좋지 않았다. 센터 디스플레이의 메뉴는 작은데다 터치하면 살짝 딜레이가 나타났다. UI/UX 측면에서도 보다 정리가 필요해 보였다.
고속 주행 승차감도 살짝 문제를 노출했다. 완전 독립 서스펜션을 장착했지만 EV9는 고속에서 깨진 포장 도로를 지날 때 프레임바디 픽업트럭처럼 덜덜 떨렸다. 이런 승차감은 전기차, 특히 크로스오버와 SUV의 특징으로 EV9만의 문제는 아니다.
장점은 성인 5명 이상이 타도 넉넉한 실내 공간이다. 아울러 시트도 기아 카니발보다 더 편안했다. EV9 최상위 트림 시승차에는 8단계로 조절 가능한 2열 캡틴 의자가 달려 있다. 열선 및 통풍 기능도 제공한다. 운전석과 마찬가지로 마사지 기능도 달려있다.
공조장치 사용을 줄이고 시트의 열선,통풍 기능을 사용해 주행하면 주행거리를 꽤 늘릴 수 있다.1000km넘게 운전하면서 kWh당 평균 5km에 근접하는 전비를 기록했다. 이는 EPA가 인증한 주행거리 450km를 넘어섰다.
EV9 스탠다드의 경우 인증 주행거리는 326km다. 기본형인 RWD 차량은 출력이 215마력에 불과하다. 2.3톤인 공차 중량을 감안하면 출력이 넉넉하지 않다. 대신 AWD EV9는 2585kg으로 더 무겁지만 379마력에 듀얼 모터를 장착해 가족용 SUV로충분하다.
3열 전기SUV 경쟁은 미국에서 더 치열해진다. 럭셔리급 루시드는 3열 그래비티 SUV 생산을 시작한다. EV9보다 비싸지만 더 빨리 충전이 가능하고 훨씬 더 멀리 갈 수 있다. 대략 640km 이상일 것이다.
캐딜락 비스티크도 내년 하반기 등장한다. 주행거리는 EV9과 비슷하고 기존 리릭 인테리어를 고려하면 훨씬 더 고급스러울 것으로 예상된다.경쟁이 임박했지만EV9는 전기 SUV로 7명 이상을 태울 공간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확실한 선택지다. 물론 약간의 개선점도 보이지만 전반적인 패키지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정리=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