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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김바다가 변했다. 김바다는 사포 같은 목소리를 사포 삼아, 자신의 노래를 다시 부드럽게 만들었다. 데뷔 28년 차에 김바다의 새로운 도전이 펼쳐지는 것이다. 이에 신보명도 '바다가 시작되는 곳'. 김바다의 시작은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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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으로 가수가 새 음반을 발표할 때, 신곡들이 주가 된다. 그러나 김바다는 자신의 묵혀 있던 곡들을 다듬어 다시 세상 밖으로 꺼냈다. "아까운 곡들이 많았다. 발표는 했는데 버려지기도 하고. 무수히 많은 곡 중 아깝게 구석에 껴있는 곡을 골라, 부활시켰다. 사실 이번 신곡 'HER'도 2007년에 구상했던 곡을 이번에 하게 됐다. 원래는 데시벨이 날카롭고 사운드가 엄청 센 슈게이징 장르로 만들어진 곡인데, 완성도도 그렇고 타이밍도 안 맞더라. 이런 슈게이징을 대중성 있게 드림팝으로 편곡, 이 타이밍에 선보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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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호화 라인업이 김바다 신보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 만큼, 이번 앨범 제작을 맡은 정규영 대표의 입장도 궁금해진다. 정 대표는 "1995년도에 (김바다) 형이 시나위 보컬로 나왔을 때, 저 같은 사람이 100만 명 있었을 것이다. 대한민국에도 드디어 록 보컬이 탄생한 것 같아서 울었다. 그래서 끝내주는 록 음악이 나오겠다고 예상했지만, 그렇지 못하고 시나위도 해체됐다. 형이 솔로 활동을 하면서도, 우리가 원하던 대중적 록 음악과 멀어졌다. 자기만 할 수 있는, 그 어렵다는 사이키델리 음악을 추구했었다. 본인 색깔에 맞다고 생각했겠지만, 대중의 판단은 그게 아니었다. 상당히 슬프더라. 그래서 후회 없이 해보자고 꽤 설득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바다 형을 음악 관계자들에게 물어보면 공통적으로 나오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아깝다'. 이러고 있을 보컬이 아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김현식 이후 유일한 상남자 보컬리스트'. 현식 형님 돌아가시고, 이제 유일하게 남은 상남자 보컬이라는 것이다. 다들 그래서 '우리 바다니까, 잘 돼야 한다'라며 이번 앨범을 위해 똘똘 뭉쳤다. 특히 현철 형님께 전달하니 기꺼이 함께하겠다며 '바다가 떠야 한다'고 하셨다. 바다 형 커리어 30년 동안, 처음으로 대중음악을 하니, 다들 함께하겠다더라"고 거들었다.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한 번도 없었다. 중간중간 다른 일을 하기는 했는데, 그것 역시 음악을 하기 위해 한 것들이다. 중학교 3학년 때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때 음악은 동경의 대상이었는데, 이후 내가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나서는 인생이 되게 흥분되더라. 지금까지도 그게 똑같다. 그래서 그만두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돈을 벌기 위해 음악을 한 것이 아니라서 그런 것 같다."
그럼에도 후회되는 일은 있었다. 기획자로 음악을 접근한 것이 아닌, 오로지 아티스트로만 음악을 마주했다는 것이다. "대중적으로 이 분야를 만들어서 돈을 벌겠다는 생각 없이, 시기를 따지지 않고 막 노래들을 발표했었다. 자본만 들어가고, 아웃풋이 없었다. 그때 좋았던 기회들이 분명 있었는데, 그 기회를 소중히 생각하지 못했다. 경솔한 느낌도 있었고, '나 잘났다'는 것도 있었다. 철부지 없었던 때였다. 그때를 후회한다. 그런데 이번 앨범 작업에서 다들 선뜻 해주시니, 오히려 저는 더 겸손해지는 시기가 되는 것 같다. 드디어 제가 음악다운 음악을 하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불고 있는 밴드붐도 김바다에게 날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바다는 "저는 흐름을 잘 읽는 것 같다. 해외나 국내나 새로 나온 뮤지션을 보고, 괜찮을 것 같은 사람을 일찍 알아보는 편이다. 사실 밴드붐이 올 것인지도 알고 있었다. 전 뭘 해도 밴드맨이다. 발라드를 해도, 통기타를 쳐도 밴드맨이다. 밴드붐이 온 것에 엄청 반갑다. 음악의 힘은 확실히 존재한다. 여기에 기획력도 생겼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일반 공연장에서 그간 쇼케이스를 했다면, 이번엔 호텔 풀장이 됐다. 장소에 대한 로맨틱함이 있다. 여름도 가고, 가을도 가는 이 상황에서 아쉬움을 음악으로 채워 겨울을 맞이하자는 의도다. 양양까지 와주셔서 뜨겁게 응원해 주시는 분들께 모닥불 피우면서 좋은 이벤트를 드리고 싶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씩 같은 장소에서 계속 공연을 할 예정이다. 이를테면, 매월 세 번째 목요일은 김바다의 공연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 요일만 되면 김바다 공연이 열린다는 개념이 생길 때까지 진행하겠다. 사실 이런 활동도 스탠더드한 것인데, 계속 공연을 해야 밴드도 사운드가 좋아진다."
끝으로 그는 이번 앨범으로 얻고 싶은 평가로 "김바다만이 할 수 있는 뉘앙스, 목소리, 애티튜드가 있다고 하더라. 꼭 '김바다 목소리로 이런 걸 듣고 싶었었다'라는 얘기를 듣고 싶다. 저 사람한테 이걸 듣고 싶었는데, 드디어 해주구나라는 느낌이다"라고 바라며, 오랜 시간 기다려 준 팬들에게 "많은 변신을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한다"라고 전하면서 웃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