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금융사 수익성이 악화되는 금리하락기에도 올해 3분기까지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이 '역대급'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빨리 내리면서 예대마진(대출금리-예금금리)이 줄어들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금리 하락기에는 은행의 순이자마진(NIM) 감소 현상이 나타나며 수익성이 나빠진다. 올해 3분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미리 반영되면서 시장금리가 뚜렷하게 떨어졌다.
그러나 수익성 지표 악화에도 불구, 신한금융그룹의 3분기 순이자이익(2조8550억원)은 작년 3분기(2조7633억원)보다 3.3% 늘었다. KB금융그룹의 3분기 이자이익(3조1650억원)도 1년 전(3조1246억원)보다 1.3% 늘었고, 우리금융그룹의 같은 기간 이자이익(2조2190억원) 역시 1.5% 증가했다.
가계·기업대출 자산이 불어 마진 축소 영향을 상쇄하고 남았기 때문이다. 특히 3분기의 경우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뛰면서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열풍과 함께 가계대출이 급증했다.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도 금융그룹의 수익성 방어에 큰 도움이 됐다. 은행들이 대출 기본금리에 붙는 가산금리를 올리면서 예상보다 예대마진 축소 폭이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한은 통계를 보면, 8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08%로 7월(4.06%)보다 0.02%포인트(p) 높아졌다. 6월 이후 3개월 만의 상승 전환이다. 주택담보대출도 3.50%에서 3.51%로 0.01%p 올라 10개월 만에 반등했다.
이같은 상황 속에 주요 금융그룹들의 올해 순이익은 역대급으로 집계됐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업계 수위를 다투는 KB·신한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사실상 역대 최대 기록이다.
KB금융지주의 3분기 순이익(1조6140억원)은 작년 3분기(1조3689억원)보다 17.9% 늘어 역대 최대 규모이고, 1∼3분기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도 4조3953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신한금융지주의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3조9856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3조8183억원)보다 4.4% 늘었다. 앞서 지난 2022년 3분기 4조3154억원이역대 최대 규모이지만, 당시 증권사 사옥 매각 3220억원이 포함된 일시적 순이익을 제외하면 경상적 이익 측면에서 최대인 셈이다. 여기에 지난 8월 발생한 증권 파생상품 거래 손실 1357억원 반영을 고려하면, 기존 순이익 기록을 큰 폭으로 넘어선 셈이다.
우리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2조6591억원)도 지난해 같은 기간(2조4382억원)보다 9.1% 늘었다. 지난해 연간 실적을 3분기 만에 초과 달성했다. 역대 최대인 2022년 3분기 누적(2조662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이처럼 주요 금융지주의 역대급 실적에 고객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고객이 받을 예적금 이자는 감소하고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커진다는 비판에서다.
그러나 가계대출 관리로 인해 대출 가산금리 인상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해명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수요 관리 주문에 따라 불가피하게 가산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면서, "자산 시장이 주춤하면서 시중 자금이 예금으로 몰리는 데다, 대출 영업 제한으로 예금 유치가 크게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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