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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투수 프랭클린 킬로메(29)는 그야말로 한국 타선을 농락했다. 5이닝 동안 16타자를 만나 던진 공은 고작 58개. 5회말 2사까지 퍼펙트 투구를 펼치다 송성문에 첫 안타를 허용했지만, 윤동희를 2루수 뜬공 처리하며 승리 요건을 채웠다. 도미니카공화국은 2회 선취점에 이어 4회 3점, 5~6회 1점씩을 보태 6-0으로 리드했다. 상황에 따라 킬로메는 완봉승까지 노릴 수 있는 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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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킬로메는 올 시즌 멕시코리그 푸에블라에서 5경기 5⅓이닝을 던져 1승1패, 평균자책점 10.13에 불과했다. 그러나 트랙맨에 집계된 140㎞ 후반대 직구의 평균 RPM(분당 회전수)이 2600, 가장 좋은 공은 2800RPM에 달했다. 삼진 수는 적었으나, 일본 양대리그 평균자책점 1위 투수들을 어렵지 않게 공략했던 류중일호 타자들을 쉽게 범타 처리했다. 2014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데뷔, 뉴욕 메츠를 거쳐 지난해 워싱턴 내셔널스 산하 트리플A까지 뛰었던 경력이 거저 얻은 게 아님을 증명하고도 남는 투구.
킬로메는 2020시즌 메츠에서 빅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4경기 11⅓이닝 동안 5홈런 9실점으로 무너지며 평균자책점 11.12에 그쳤으나, 13개의 탈삼진을 솎아내기도.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139경기(선발 118경기) 614이닝 31승43패, 평균자책점 3.97,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1.38, 탈삼진 560개다. 대부분의 커리어를 마이너리그에서 보냈으나, 빅리그 팀들을 거치면서 꾸준히 시험대에 오른 점을 보면 아시아 무대로 향하는 소위 'AAAA급' 투수들의 커리어와 닮은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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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호는 기사회생했지만, 도미니카공화국에겐 두고두고 아쉬운 결정일 수밖에 없다. 마르틴 감독의 속내가 궁금한 이유다.
타이베이(대만)=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