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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용자는 최대한 많이 잔디를 활용하고 싶어한다. 잔디를 보호하려는 관리자와 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많은 잔디 전문가들이 "잔디 관리의 핵심은 결국 사용자와 관리자 사이의 소통"이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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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한발 더 나가기 위해서 반드시 수반돼야 할게 있다. 사용자의 인식 개선이다. 적게는 4~5개, 많게는 10여개의 훈련장을 번갈아 쓰는 유럽과 달리, 한국은 훈련장이 충분치 않다. 최근 들어 훈련장을 동반한 클럽 하우스를 갖춘 구단들이 늘어났지만, 일부 시도민구단의 경우, 훈련장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경기장에서 훈련을 하는 경우가 많다. 훈련장이 있음에도 경기 전 적응을 이유로 경기장에서 훈련을 하는 팀도 있다. 일주일에 한 번은 기본이고, 체력훈련을 진행하는 동계 때는 하루에 두 번 훈련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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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 입장에서는 '그럼 어디서 훈련하냐'라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 있다. 탓만 할 수는 없다. 이게 냉정한 한국 축구의 현실이다. 갑자기 훈련장이 생길 수는 없다. 인식을 바꿔야 한다. 함께 잔디를 보호해야 하고, 관리를 위해서는 아예 쓰지 못할수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 한국에서 가장 관리가 잘되어 있다고 소문난 천안종합운동장은 천안시티 선수단도 아예 그라운드를 밟지 못하게 한다. 훈련도 불가다. 양탄자 잔디를 유지하는 가장 큰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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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잔디 보호를 위한 훈련 에티켓을 마련, 준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얼음이나 음료수를 그라운드에서 뱉는 것은 사소한 행위지만, 이는 잔디를 망가뜨리는 작은 원인 중 하나다.
한가지 더 추가하면, 관리자들의 인식도 변할 필요가 있다. 시설관리공단에 있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수십년간 해당 구장의 잔디를 관리했다. 누구보다 풍부한 지식과 노하우를 갖고 있다. 때로는 이게 독이 되기도 한다. "여기 잔디는 내가 제일 잘 알아"라며 변화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현재 잔디 문제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어느 한가지 방안으로 해결할 수 없다.
프로축구연맹이 전문 기관을 통해 컨설팅을 진행하고, 때에 따라서는 해외 전문가들을 초빙해 교육도 실시하지만, 실제 현장에 적용되는 사례는 많지 않다. 보다 좋은 잔디를 만들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마음과 귀를 열고, 머리를 맞대는게 중요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