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저는 제 경기에 50점밖에 못 주겠어요."
세트스코어 3대0 셧아웃 승리. 팀은 가장 먼저 승점 20점 고지를 정복 하며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 '꽃미남 세터' 황승빈은 만족하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19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2024~2025 도드람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셧아웃 승리를 따냈다. 1라운드에 이어 2연승 3대0 승리. 현대캐피탈은 7승1패 승점 20점으로 독주체제를 갖췄다.
이날 눈에 띈 건 아시아쿼터인 중국인 공격수 신펑의 활약. 서브에이스 4개 포함, 대포알 서브로 삼성화재 리시브 라인을 흔드는 동시에 아포짓스파이커 포지션에서 강력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이전까지 왼쪽의 레오, 허수봉쪽에 몰리던 공격이 우측으로도 분산되니 경기가 더욱 원활하게 돌아갔다. 이날 신펑은 17득점으로 18득점의 레오, 15득점의 허수봉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선수들이 잘 때린 것도 좋았지만 결국 세터가 공을 잘 배달했다는 의미.
현대캐피탈 초반 상승세의 주역 중 한 명이 바로 황승빈이다. 시즌 개막 후 트레이드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지만 새로운 동료들과 빠르게 호흡을 맞춰가고 있다.
황승빈은 "그동안 여러 팀을 옮겨다녔다. 대한항공 시절 이후 상위권은 처음이다. 새로운 느낌이다. 하루하루 시간이 빨리 간다. 훈련, 경기 모두 즐겁다"며 밝게 웃었다.
황승빈은 "우리 팀 주 공격수는 레오와 허수봉이라는 건 변함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상대 팀도 그걸 알고 있다. 경기를 하다보면 그쪽으로 블로킹이 치우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신펑을 아포짓 포지션에서 살려야 한다. 코트 반쪽만 쓰는 배구는 지양해야 한다. 신펑을 살리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전처럼 하면 될까. 황승빈은 "오늘 경기는 사실 내 스스로 평가하기에 50점이다. 2, 3세트 앞서다가 상대 추격을 허용했는데 그럴 때 나도 모르게 레오나 허수봉에게 공을 줬던 게 사실이다. 그런 순간도 객관적으로 확률 높은 쪽으로 토스를 할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50점을 줬다"고 자평했다.
황승빈은 마지막으로 "리그 초반이지만 좋은 흐름을 잘 타고 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상대는 우리 팀을 분석할 거고 우리는 거기에 맞게 대비를 더 완벽히 해야 한다"며 "얘기했지만 코트 반쪽만 갖고 하는 배구는 안된다. 어떤 상황에도, 어떤 공격수에게라도 공을 뿌리는 배구를 하는 게 나의 최종 목표다. 블랑 감독님도 경기 운영에 대해 많은 지적과 조언을 해주신다"고 강조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